문화일반

[생물 이야기]스트레스 받으면 왜 위가 쓰릴까? <1134>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긴장하면 교감신경 자극받아

위 건강하려면 마음 안정돼야

스트레스에 매우 민감한 기관이 위장이다. 사람이 여러 원인으로 긴장하면 교감신경이 자극되므로 가능한 교감신경을 흥분하지 않도록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이 위 건강에 좋다.

자율신경은 위액분비에 관여하는 호르몬 가스트린(Gastrin)에도 영향을 끼친다. 그리고 밥통에서는 단백질소화는 물론이고 물, 아미노산, 에탄올(Ethanol), 카페인과 아스피린 같은 약물도 흡수한다.

위(胃)는 비었을 때는 쪼그라들어서 안에 주름이 많이 지나 한가득 차면 활짝 펴진다. 위는 줄고 늘어나는 신축하는 힘이 아주 강한 근육이라 보통 사람은 포식하면 1.5ℓ 넘게 저장하니 꽤나 많은 양이다. 한 되(1.8ℓ)짜리 주전자를 생각하면 짐작이 간다. 하지만 위는 단순한 음식저장기관이 아니다.

음식물은 입에서 굵직하게 잘리고 듬성하게 갈아져서, 목구멍과 밥줄(식도)을 지나 위의 들목인 분문(噴門)으로 들어간다. 실은 목구멍과 식도 또한 유사한 과(科)의 소화기관이다. 그런데 배부르게 먹을 때 '목구멍의 때를 벗기다' 하고, 살림이 구차해서 며칠씩 끼니를 못 때울 때를 '목구멍에 거미줄 쓴다' 하며, '목구멍이 포도청'이란 먹고살기 위하여 해서는 안 될 짓까지 하지 않을 수 없음을 말한다.

근육 덩어리인 위는 연동운동으로 15~20초마다 위아래로 한 번씩 움직여서 음식과 위액을 섞고, 먹이 입자가 1㎜ 이하로 묽은 죽이 될 때까지 잘게 으깨는 물리적 소화를 계속한다. 음식의 양이나 종류에 따라서 40분에서 몇 시간을 연동운동을 한 다음 유문반사(幽門反射)에 의해 십이지장으로 내려 보낸다(꼭꼭 씹어주면 머무는 시간이 짧음).

그런데 단번에 모두 소장으로 쏟아붓지 않고 날목인 유문(幽門)을 닫았다 열었다 하면서 음식을 천천히 내려보내니 이를 유문반사라 한다. 이때 트림으로 빠져나가지 않은 공기도 함께 내려가기에 배 속에서 꼬르륵 꼬르륵 소리를 낸다. 그 공기는 소장을 지나 대장의 끝자락에 모여 밖으로 나가니 그것이 방귀다.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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