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인문학 강의 들었을 뿐인데…내가 신천지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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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시 전수조사 후 '영문 모르고 전화 받아' 시민들 항의 속출

市 “신천지 측서 넘겨준 명단…관련 없어도 2주간 모니터링”

“내가 왜 신천지예요?”

원주시의 신천지 교인 및 교육생 전수조사가 시작된 이후 자신이 왜 교인 명단에 포함됐는지 영문도 모른 채 전화를 받았다는 시민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신천지 측이 제출한 명단에는 설문조사, 일반 아카데미, 인문학 강의에 참여했던 시민들까지 교육생으로 포함돼 있어 일부 대상자는 자신이 신천지 관련자가 아니라고 항의하거나 전화를 끊는 등 반발했다.

김모(여·23·원주시)씨는 2일 신천지 신도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신도 명단에 포함돼 있어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김씨는 올 1월 초 인문학 강의를 들어보자는 지인의 권유로 원주시 무실동 일원 건물을 방문했다. 김씨가 방문했던 건물은 최근 강원도에서 발표한 신천지 교회 및 부속기관 주소지에 포함돼 있는 무실동 기관과 같은 주소다. 당시 인적사항 등을 적어낸 후 강의에 참여했으나 종교 이야기만 계속되는 등 이상한 느낌이 들어 다시는 그곳을 찾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원주시청 직원으로부터 신천지 신도 명단에 포함돼 있으니 검사 대상이라는 통보를 받았고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지만 2주간 자가격리를 실시하게 됐다.

원주 맘카페에서도 한 여성이 지난달 29일 명단에 포함돼 전화를 받았다고 글을 올렸다. 이 여성은 게시글을 통해 지난해 12월 지인의 권유로 인문학 강의를 3번 들은 것밖에 없는데 시청에서 '신천지 관련인'이라는 전화가 와 화가 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신천지 관계자는 “명단에 포함된 사람들의 사전 동의 없이 중앙사고수습본부로 개인정보가 넘어갔고 추후 폐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주시 관계자는 “신천지측으로부터 받은 명단인 만큼 관련자가 아니라고 밝힌 사람들 역시 전수조사 대상자에 포함돼 14일간 모니터링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원주시가 주소지 거주 확인 및 발열과 호흡기증상 유무 여부 등을 확인한 결과 신도 4,964명, 예비신도로 분류된 교육생 2,049명 등 총 7,013명 가운데 379명이 현재 연락처가 없거나 전화 연결이 안 되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 중 연락처가 없는 145명은 원주경찰서에 공조를 요청해 신원을 확보할 계획이며 나머지 18명은 현재 군인 소속으로 밝혀져 국방부에 공문을 보냈다.

김설영·김인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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