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대통령 “중대한 고비”
유·초·중·고 개학 3월9일로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정부의 위기경보 단계를 최고 수위인 '심각'으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감염병 위기 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나뉜다. 정부가 심각 단계를 발령하는 것은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사태 이후 11년 만이다. 정부가 휴교령이나 집단행사 금지를 강제할 수 있는 등 최고 수준의 대응이 가능해진다. 방역전략 중심은 '유입·전파 차단'에서 '피해 최소화'로 이동한다. 지역 사회 내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환자를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또 정부는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특수학교에 2020학년도 개학을 다음 달 2일에서 9일로 1주일 미루라고 명령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국단위 학교 개학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범정부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중대한 분수령을 맞았다. 지금부터 며칠이 매우 중요한 고비”라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방역 당국과 의료진, 나아가 지역 주민과 전 국민이 혼연일체가 돼 총력 대응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19가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와 규모로 확산하는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다.
문 대통령은 “대규모로 일어나고 있는 신천지 집단 감염 사태 이전과 이후는 전혀 다른 상황”이라며 “기존의 질병관리본부 중심의 방역체계와 중수본 체제는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총리 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격상, 범부처 대응과 중앙정부·지자체의 지원체계를 한층 강화해 총력으로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자체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시점이 됐다. 주로 신천지와 관련된 감염이지만 전국 곳곳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시·도지사들이 지역 확산 저지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 최악의 상황까지 상정해 의료시설과 인력 확충, 취약시설 점검 등을 선제적으로 대비해 달라”고 주문했다.
서울=이규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