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협회장 후보 기근
연임 속출 차세대 발굴 난항
'고된 봉사활동' 여기기도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도내 경제단체들이 '회장 후보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사업체마다 경영이 어려워져 대외활동에 주력할 만큼 시간·경제적 여유가 있는 기업인 풀(pool)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오는 18일 정기총회를 개최하는 도콘크리트공업협동조합은 신임 이사장 후보에 윤홍식(62) 이사장이 단독 출마했다. 도아스콘공업협동조합도 13일 정기총회에서 단독 출마한 최돈진(67) 이사장이 선출될 예정이다. 두 이사장 모두 재연임돼 4년 임기를 더 맡는다. 레미콘조합과 함께 '쓰리콘'으로 불릴 만큼 활발했지만 건설경기가 침체되면서 차세대 발굴에 애를 먹고 있다.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강원도회의 이경식(59) 회장도 고사했지만 지난달 연임이 결정됐다. 도오징어가공업협동조합도 회원사마다 경영난이 심각해 회장직을 맡기 어려워하면서 지난 5일 최고 연장자인 박노연(67) 동성식품 대표를 이사장으로 추대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인증 기업들의 모임인 메인비즈 강원연합회도 차기 회장 내정자가 경영 상황을 이유로 회장직을 고사하면서 하영봉(59) 케이에이씨 대표가 어렵게 맡았다. 소기업·소상공인단체인 강원발전경제인협회도 연임한 이금선(67) 회장의 임기가 내년 만료되지만 마땅한 차기 회장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경제단체장은 2~4년 임기 중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들이는 '고된 봉사활동'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회비로는 사무국 운영도 어려운 상황에서 회장들이 수천만원을 기부하는 것은 기본이고 중앙회 회의, 지회 행사, 회원 경조사 등을 챙기다 보면 정작 본인 사업체 경영을 챙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차기 회장인 수석부회장 발굴도 어려워지고 있다. 중소기업융합강원연합회는 3개월째 수석부회장을 발굴 중이고, 우수 제조업체 모임인 이노비즈협회 강원지회도 공석이 됐던 수석부회장을 최근 다시 추대했다.
이금선 강원발전경제인협회장은 “업종별 권익을 대변하는 경제단체가 차기 리더 발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지역경제 발전에도 마이너스인 만큼 지역사회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하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