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광복 5일전 “일본놈 망했다” 소식에 눈물 348쪽 빼곡히 적은 독립투사 자서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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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준경 경정(위쪽)의 광복 전후를 담은 자서전 '피는 살어있었다'.

횡성 출신 故 김준경 경정 집필

손글씨로 쓰여 소장가치 높아

1969년 8월15일 본보 기고

일제강점기에 조국 광복을 위해 목숨 걸고 독립운동을 벌였던 도 출신 투사의 자서전이 발견돼 광복 74주년을 앞두고 주목을 받고 있다.

'피는 살어있었다(살아있었다)'라는 제목으로 나온 이 글들은 광복군에서 활약하다 8·15 광복 후 경찰로 투신한 횡성 출신 김준경(1924~1973년) 경정이 1969년 장성경찰서장으로 재직 중 집필해 묶어낸 책이다. 강원지방경찰청이 2002년 김 전 서장의 부하 직원으로부터 사본을 기증받아 보관해 오던 중 김 경정의 독립운동 경력이 지난해 확인되면서 13일 외부에 공개됐다.

책에는 김 경정이 횡성 3·1운동 당시 붙잡혀 1년의 옥고를 치른 둘째 당숙의 영향으로 독립군 합류를 결심하게 된 과정과 중국에 일본 학도병으로 끌려갔다가 탈출하던 과정에서의 위기 등이 소설 못지않은 세련된 필체로 담겨 있다.

특히 1945년 8·15 광복 5일 전인 8월10일. 당시 12사단 전령이 “일본놈 망했다. 일본놈 망했다”며 일본의 패망 소식을 전하자 장병들이 “한국독립만세”를 함께 외치며 눈물을 흘렸던 장면들은 마치 눈앞에 그 순간이 펼쳐지는 듯 극적으로 묘사되기도 했다. 총 348쪽 분량의 이 책은 인쇄 기술이 미약했던 당시 상황을 보여주듯 처음부터 끝까지 손글씨로 쓰여 있어 소장가치를 높이고 있다.

김 경정은 이 책의 발간 연도인 1969년 8월15일 광복절을 기념해 당시 도내 유일 언론매체였던 강원일보(제호 6149호)에 '내가 맞이한 8·15'라는 제목으로 광복 직전 직후의 경험담을 기고하기도 했다. 김재규 강원지방경찰청장은 “김준경 경정님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수많은 도 출신 경찰을 지속적으로 찾고, 그들의 업적이 모든 국민에게 알려질 수 있도록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무헌기자 trustme@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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