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더 높은 극락보전 오르시어 불멸의 사리탑 지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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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배 시조시인 헌시

정래옥 용대리 전 이장 조사

“아낌없이 베풀어 주셨는데… 애통”

설악당 무산 대종사의 영결식에서는 스님과 문인으로 또 마을 주민으로 교류하며 깊은 인연을 맺은 이들의 조사와 헌시가 울려 퍼져 눈길을 끌었다.

스님의 5일장 내내 분향소를 지킨 이근배 시조시인은 애끓는 심정을 '더 높은 극락보전에 오르시어 불멸의 사리탑 지으소서'라는 시(詩)로 대신했다. 이 시인은 “바로 여드레 전 초파일 아침 큰절 드릴 때 손잡아 주시며 '사천 이것이 마지막이구나' 그 말씀 어찌 아니하셨습니까? 한번만 더 존안을 뵈옵고 손 한 번 더 잡아보고 싶습니다”라며 예고없이 이별을 해야 했던 큰스님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을 함께 드러냈다. 이어 “부디 저 높디 높은 극락보전에 오르시어 인류의 평화 겨레의 홍복을 만대에 누리도록 발원하는 불멸의 사리탑을 지으소서”라며 스님의 극락왕생을 축원했다.

23년 전 용대리 이장 시절 스님과 첫 만남을 가진 정래옥 전 이장은 “(무산 스님이) 이장하고 나하고는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아 이제부터는 내가 이장을 친동생으로 생각하고 살 터이니 그리 알고 지내라 말씀하셨다”며 오래된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20년이 넘는 세월을 백담사에 계시면서 용대리 주민들에게 덕과 올바름을 가르쳐 주셨다. 청소년들을 위해 많은 장학금을 주시고, 노인복지에도 늘 지대한 관심을 가지셨다”며 “아낌없이 용대리 주민들에게 베풀어 주시며 마을 발전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덕분에 용대리가 우뚝 서게 됐다”고 말했다. 또 “천 분의 일이라도 큰스님께 마음으로나마 은혜를 갚으며 살아가고자 했으나 이렇게 훌쩍 떠나시니 마음이 애통하다”며 “하늘나라 좋은 곳에 가셔서 푹 잘 쉬시기를 용대리 주민들은 머리 숙여 기원드린다”고 말했다.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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