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올림픽 `라이벌 열전]스켈레톤 신성 윤성빈vs 황제 두쿠르스 왕좌의 게임

(2) 스켈레톤 윤성빈-두쿠르스

국제무대 데뷔 4년 만에 세계 1위 올라선 강원도청 윤성빈

혹독한 훈련·자기 관리 1인자 마르틴스 두쿠르스 따라잡아

올림픽 첫 금 도전 두쿠르스 홈트랙 이점 안은 윤성빈 경계

마르틴스 두쿠르스(34·라트비아)는 2009~2010 시즌부터 2016~2017 시즌까지 무려 8년 연속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세계랭킹 1위를 지켰다. 월드컵에서만 50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압도적인 경기력을 자랑하는 두쿠르스에게 '스켈레톤의 황제'라는 최고의 별칭이 따라붙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러나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독주체제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혜성처럼 등장한 윤성빈(24·강원도청)이 강력한 라이벌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2012년 2월 스켈레톤에 입문해 5년 만에 세계 1위(2017~2018 시즌)의 자리에 오른 윤성빈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최고가 되기를 꿈꾸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쿠르스를 반드시 넘어야 한다.

■혹독한 훈련으로 줄어든 격차=윤성빈은 2013년부터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두쿠르스를 넘는 것은 꿈같은 일이었다.

윤성빈은 “두쿠르스는 스켈레톤의 교과서였다. 영상을 보면서 두쿠르스의 기술을 배웠다”며 “그때만 해도 넘기 힘든 벽과 같은 존재였다”고 평가했다. 윤성빈이 두쿠르스를 넘는 방법은 혹독한 훈련과 철저한 자기 관리였다. 근력을 키우기 위해 하루에 팔 굽혀펴기 1,000회 이상을 했고, 스쿼트(역기를 들고 앉았다 일어나는 운동) 무게를 130㎏에서 240㎏까지 높였다.

훈련의 성과는 기량 발전으로 이어졌다. 윤성빈은 2016년 2월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2016~2017 시즌 IBSF 월드컵 7차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두쿠르스의 7회 연속 월드컵 우승을 저지했다.

그는 “살면서 그렇게 큰 소리를 쳐본 것은 처음”이라고 회상했다. 2015~2016 시즌 월드컵에서 두쿠르스에 1승7패로 밀렸던 윤성빈은 2016~2017 시즌에는 3승5패로 격차를 좁혔고, 그리고 이번 시즌에는 3승2패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제는 두쿠르스도 윤성빈을 경계=윤성빈이 빠른 속도로 부상하자 두쿠르스도 경계하기 시작했다.

윤성빈은 “두쿠르스를 정말 좋아하는데 그 선수는 나에게 인사도 안 한다”고 말했다. 두쿠르스 역시 평창올림픽 무대가 각별할 수밖에 없다. 월드컵과 세계선수권 등을 휩쓸고도 3차례 동계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따지 못하고 은메달 2개만을 따냈기 때문이다.

두쿠르스에 맞서는 윤성빈은 홈트랙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 금메달을 따겠다는 전략이다. 윤성빈은 오는 15일부터 평창에서 실전 훈련을 시작한다. 평창올림픽 썰매 경기가 열리는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는 다음 달 13일까지 다른 국가 선수단의 출입이 엄격히 제한된다. 그러나 개최국 선수는 규제를 받지 않는다. 하루에 6차례 이상, 보름간 100회가량 썰매를 타면서 트랙을 몸으로 외우겠다는 것이다.

본인의 강점인 스타트 훈련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할 계획이다. 썰매 종목에서 스타트는 전체 레이스를 좌우한다. 스타트에서 탄력을 받아 빠르게 차고 나가면 추진력이 살아나 전체 레이스 기록을 단축할 수 있다.

윤성빈은 “올 시즌 현재 상태로만 보면 만족하고 있다. 경기력이 만족스럽게 나타나고 있다”며 “지금의 성과가 평창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스스로 궁금하고 기대된다”고 밝혔다.

강경모기자 kmriver@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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