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평창올림픽의 또 다른 재미 '라이벌 열전']반드시 올림픽 3연패vs세계新 우승 자신만만

(1) 이상화-고다이라 나오

빙속 여자 500m 3연패 도전 이상화

사실상 은퇴무대 금빛 피날레 노려

시즌 월드컵 전승 행진 고다이라와

여제 타이틀 놓고 세기의 대결 예고

무릎 통증 딛고 36초대 기록 재진입

안방대회·자신감 상승 … 기대감

라이벌(Rival)은 같은 목적을 가졌거나 같은 분야에서 일하면서 이기거나 앞서려고 서로 겨루는 맞수를 의미한다. 삶의 동반자이기도 하며 때로는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다. 전 세계의 겨울 스포츠 축제인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각 종목마다 세기의 라이벌들이 존재한다. 라이벌들의 대결은 대회 최고 흥행카드임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 팬들의 입장에서는 누가 승리할지 예측해 보는 것도 올림픽을 기다리는 큰 재미 중 하나다. 평창동계올림픽 금메달 획득을 위해 서로 넘어야 하는 숙명의 라이벌에 대한 이야기를 시리즈로 싣는다.

대한민국은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8개, 총 메달 20개를 획득해 4강에 진입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등의 빙상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둬야 한다. 특히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각 종목별로 유독 한·일전이 눈에 띈다. 그중에서도 여자 500m의 이상화(28·강릉 스포츠토토)와 고다이라 나오(31·일본)의 대결은 빙속 라이벌전의 백미로 꼽힌다.

■동계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이상화=이상화는 17세인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 첫 출전 이후 벌써 네 번째 올림픽에 출전한다. 그야말로 올림픽 베테랑이다. 이제는 무덤덤해질 만도 한데 올림픽만 생각하면 여전히 떨린다.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은 이상화에게 여러 가지 각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종목 3연패에 도전한다. 금메달 획득에 성공하면 보니 블레어(미국·1988, 1992, 1994년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스피드스케이팅 종목 3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또 무릎 상태가 좋지 않은 이상화에게 이번 올림픽은 사실상 은퇴 무대이기도 하다. 금메달을 획득해 전설로 남길 희망한다.

2016~2017 시즌부터 고다이라가 강력한 라이벌로 급부상했지만 정작 이상화는 고다이라를 크게 의식하지 않고 있다. 그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나만의 레이스를 펼친다면 금메달은 당연히 따라올 것”이라며 “평창 무대에서 금메달도, 기록도 중요하지만 일단 실수 없는 완벽한 레이스를 펼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범상치 않은 고다이라의 독주체제=이상화가 2010년 밴쿠버에 이어 2014년 소치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2연패를 할 때만 해도 고다이라는 그리 인상적인 주자는 아니었다. 24세 때 출전했던 밴쿠버 대회에서는 12위에 불과했고 4년 뒤 소치 대회에서도 5위에 그쳤다. 만 31세의 베테랑, 고다이라가 본격적으로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은 2016~2017 시즌부터다. 고다이라는 ISU 월드컵 시리즈 여자 500m 6차례 레이스에서 모두 금빛 질주를 펼쳤다. 이어진 강릉세계선수권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이상화 체제'를 본격적으로 위협하기 시작하더니 지난해 2월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에선 500·1,000m를 동시 석권했다.

2017~2018 시즌도 마찬가지다. 고다이라는 이번 시즌 월드컵 4차 대회까지 치러진 7번의 500m 레이스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또 5번의 1,000m 질주에서도 4차례 1위에 올랐다. 특히 지난해 12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유타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4차 대회 여자 1,000m 디비전 A(1부 리그)에서는 세계신기록(1분12초09)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2015년 11월 브리태니 보위(미국)가 세운 1분12초18을 0.09초 앞당긴 것이다. 고다이라는 스피드스케이팅 개인 종목 세계신기록을 보유한 최초의 일본 여자 선수가 됐다.

■평창동계올림픽 앞두고 줄어드는 두 선수의 격차=다행인 점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이상화와 고다이라의 격차가 줄었다. 이상화는 지난해 12월 2017~2018 시즌 월드컵 3, 4차 대회 여자 500m를 통해 제대로 감을 찾았다. 여자 500m 세계기록(36초36) 보유자인 이상화는 37~38초대 기록에 머물다 3차 월드컵 대회에서 36초86을 기록해 2년 만에 36초대에 다시 진입했다. 이어 4차 대회에서도 1·2차 레이스에서 각각 36초71과 36초54로 기록을 더 단축했다. 무엇보다 초반 100m에서 10초20~10초30대로 빠른 기록을 내고 있다. 물론 3, 4차 대회 모두 우승은 고다이라에게 돌아갔지만, 이상화의 세 번째 동계올림픽은 홈 그라운드에서 열린다. 이상화의 자존심과 자신감이 점점 제자리로 올라서고 있다.

이상화는 “(고다이라와) 기록 차도 1초 정도 아니고 0.2~0.3초다.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이니 분명 내게는 좋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경모기자 kmriver@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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