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 됨됨이 친구보고 알 수 있어
손님 대접에 정성 다했던 조상들
평소 베푼 선행 결국 다시 돌아와
賓 손 빈 / 客 손 객 / 來 올 래 / 訪 찾을 방
接 이을 접 / 待 기다릴 대 / 必 반드시 필 / 誠 정성 성
어떤 사람의 됨됨이를 판단하는 여러 방법 중의 하나가 그의 친구를 보는 것이다. 친구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그에게 어떤 친구가 있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친구가 주변에 많다는 것은 그의 성품이 좋으며 인간관계를 잘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가르침을 통해 유가(儒家)에서 친구의 방문을 매우 귀하게 여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논어' 첫 장의 “친구가 멀리서 찾아오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有朋自遠方來 不亦乎)”라는 구절을 기억한다. 이것은 학문을 쌓아 자신의 실력을 키우는 것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통해 인간관계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함을 의미한다.
놀라운 것은 유가가 손님의 범위를 친구로 한정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친구의 방문이야 당연히 반갑게 맞이할 일이지만, 그 외의 손님에게도 동일하게 정성을 다해 맞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국 주나라의 주공(周公)이란 분이 있었다. 그는 문왕(文王)의 아들이고 무왕(武王)의 동생이었다. 그는 자신이 손님을 대하는 태도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머리를 감던 중에 손님이 찾아와서 머리를 움켜쥐고 뛰어나간 적이 세 번 있고, 식사 중에 씹던 음식을 뱉고 손님을 맞이한 적이 세 번이나 있었다. 혹 현자(賢者)를 잃을까 하여 그랬다.”
주공은 높은 지위에 있으면서도 사람에 대한 공경과 예의를 다했다. 그는 나라를 세우고 나서도 예의를 존중했고, 주나라가 문화적으로 바르게 서도록 만드는 데 주력했다. 그리하여 주나라가 바른 문화전통을 계승한 문화국가로 변모하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극진하게 손님을 대접하라는 덕목에는 이심전심의 논리가 숨어있다. 여기에는 언젠가 내가 객지를 떠돌아다니는 손님의 신세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내가 누군가에게 베푼 선한 일이 내게로 돌아올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라는 것을 의미한다.
언젠가 귀찮은 손님이 찾아온 적이 있었는가?
누구에게나 정성을 다하려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가?
이정배 강원한국학연구소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