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고전으로보는 NIE]禍福無門 唯人所召(화복무문 유인소소)

'행불행'은 운명적인 것 아니라

자신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어

바르게 산다면 행복 따라들어와

禍福無門 唯人所召

(화복무문 유인소소)

불행과 행복은 문이 없으니 오직 사람이 부르는 것이다.

禍 불행 화 / 福 행복 복 / 無 없을 무 / 門 문 문

唯 오직 유 / 人 사람 인 / 所 바(것) 소 / 召 부를 소

불행을 뜻하는 화(禍) 자와 행복을 뜻하는 복(福) 자에는 공통적으로 시(示)가 들어 있다. 시(示)는 하늘의 제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하늘 제사를 지내기 위해 제단에 제물을 올려 놓은 모양을 본떠서 만든 글자이기 때문이다. 화(禍)는 시(示) 자 옆에 뼈를 의미하는 글자를 둔 것이고, 복(福)은 시(示) 자 옆에 무언가 풍성하게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예전 사람들은 어떤 일에 대해 하늘에 제사를 하고 나면 어떻게 될지 알려준다고 믿었다. 전적으로 하늘이 행복과 불행을 판단해 알려준다고 생각했다. 그저 하늘이 정해준 대로 따르기만 할 뿐이었다. 그래서 운명이란 것에 모든 것을 맡기고 살았다. 오늘의 문구는 행복과 불행이 운명적인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행복과 불행은 문이 없다. 행복이냐 불행이냐 하는 것은 오직 자신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 자기가 어떻게 실천하느냐에 따라 불행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고 행복을 가져오기도 한다는 것이다.

조선조 헌종 임금 때, 홍기섭이라는 가난한 젊은이가 있었다. 어느 날 여종 아이가 달려와서 솥 안에 돈이 들어있다고 했다. 홍기섭은 놀라 대문에다 돈을 찾아가라는 글을 써 붙였다. 그러자 유씨라는 사람이 왜 이런 글을 붙였느냐고 물었다. 홍기섭은 솥 안의 돈이 내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유씨는 물건을 훔치러 이 집에 들어왔다가 너무 가난한 것을 보고 불쌍해서 돈을 솥 안에 두고 갔다고 고백했다. 홍기섭은 가져가라며 끝끝내 돈을 받지 않았다. 지독하게 청렴했던 홍기섭은 후에 공조판서에 이르렀다. 유씨 또한 크게 집안이 번성했다고 한다.

인생이 행복할 것인가? 불행할 것인가? 하는 것은 하늘이 운명적으로 정해 놓지 않는다. 인생의 행불행은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오는 것이다. 바르고 정의롭게 살았다면 행복이 따라 들어오는 것이고, 그릇되고 부정하게 살았다면 불행이 그 뒤를 따라 들어오기 마련이다.

나는 운명을 따라 살아가고 있는가?

행복한 삶은 대체 어떤 삶일까?

이정배 강원한국학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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