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신문으로 공부합시다]퍼즐은 교과서 신문은 블록

이정균 (사)책따세 이사, 전 경기 내유초교 교사

퍼즐과 달리 '블록'은 창작 가능

'신문 읽기' 생각·경험·지식 바탕

정보를 지혜로 만드는 최고의 자료

퍼즐은 어떤 조각일지라도 정해진 자리와 크기와 색이 있다. 그 규칙을 하나라도 어기면 전체 그림이 맞지 않는다. 퍼즐 조각 하나를 잃어 버려도 완성이 어렵다. 정해진 자리에 반드시 끼워야 한다. 퍼즐을 맞춰가다가 생각이 바뀌어서 다른 것을 넣고 싶어도 불가능하다. 그저 제작자가 의도한 대로 하면 된다. 10조각이면 10조각으로 100조각이면 반드시 100조각만으로 완성해야 한다. 내 생각을 포기하고 시간을 보내기에 이만한 것도 없다.

레고라고 불리는 블록은 다르다. 상자 겉면에 자동차나 로봇 등이 보이지만 꼭 그대로 할 필요도 없다. 그저 내 마음이 가는 대로 만들면 된다. 내 생각 가는 대로 형태나 모양이나 크기를 바꾸어도 된다. 하면 할수록 더 좋은 것이 만들어진다. 아이 몇 명에게 자동차를 만들라고 하면 각기 다른 모양의 자동차가 나온다. 색이나 모양, 크기, 종류가 모두 다르다. 완성 후에 만족도도 크고 각자의 완성품을 보고 서로 격려하며 즐거워한다. 언제든 블록을 해체하고 새로운 모양으로 만들 수 있다. 교과서는 퍼즐이다. 정답의 기준은 항상 교과서다.

교과서에서 '3'이라면 '3'이 정답이다. 다른 것은 오답이다. 모든 시험문제의 출제 근거가 교과서다. 몇 년 전 수능조차도 그 정답의 근거는 교과서라고 발표했다. 세상은 그렇지 않은데도 답은 교과서다. 세상 일이 교과서 내용대로 진행 된다면 교사가 모두 세상의 조직에 리더가 되면 된다. 교과서를 교사보다 더 잘 가르치는 사람이 없지 않은가? 불행하게도 세상이 그리 만만치 않음을 우리는 너무도 분명하고 확실하게 알고 산다. 이런 것을 안다고 하면서도 왜 신문을 멀리하는가? 왜 모두가 교과서만을 보고자 하는가 말이다.

신문은 성경처럼 변하지 않는 절대 불변 진리의 텍스트(Text)가 아니다. 신문은 '세상'이라는 콘텍스트(Context) 속에서 맥락과 배경을 가지고 만들어진다. 만들어진 신문은 새 생명처럼 다시 새로운 것을 만들고, 조직하고, 변화하고, 창조하는 바탕이 된다. 절대 불변이 아닌 새로움을 창조하는 순환구조를 만들어 낸다.

교과서가 퍼즐이라면 신문은 블록이다. 내가 읽고 내 생각과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정보를 만들고 처리하고 공유하고 전달하고 수정하고 다시 내 것으로 만들어 간다. 마치 블록 만들기와 같지 않은가? 지금 이 순간에도 다른 정보와 만나서 새로운 정보와 지식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그 안에서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어느 공간에서 그런 일을 하는지, 그리고 그 배경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만든다. 정보를 지식으로, 지식을 지혜로 만들어 가는 데 이만한 자료가 있는가? 지금 내 손에 움켜쥐고 나만의 생각으로 블록을 만들어 가듯이 신문을 펼쳐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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