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신문으로 공부합시다]검색하세요? 사색하세요?

이정균 (사)책따세 이사, 전 경기 내유초교 교사

원하는 정보들 스마트폰으로 찾는 시대

인터넷 부정확·불충분 정보 양산 부작용

美 '위키디피아 없이 사는 법' 보도 눈길

수년 전의 일이다. 절대로 인터넷을 사용하면 안 된다는 조건을 주고 모 중앙 일간지 인턴 기자들에게 문제를 풀어보라고 주었다. 기억에 남은 문제를 살펴보자.

① 경상도 사투리인 '간추리다'가 표준어가 된 경위는 무엇인가?

② 비틀스는 왜 우드스탁 페스티벌 무대에 서지 않았는가?

③ '노털'이라는 단어의 어원에 대해 설명하라.

④ 세종대왕이 어떤 질병을 앓았는지 현대 의학용어로 설명하라.

만약 우리 학생들에게 이 문제를 주었다면 아마도 머리를 긁으면서 손에 들린 휴대폰으로 검색하고 있는 모습을 보일 텐데 그렇다면 불행히도 불합격이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하면서 나온 입으로 투덜거리는 소리도 들린다. 내가 원하는 것은 휴대폰 키 몇 개만 누르면 바로 답이 튀어나오는 시대다. 마치 팝콘 같다. 이런 모습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광고처럼 따지지도 묻지도 않는다. 과연 그 안에서 던져주는 것이 정답인가? 그럼 이 문제를 받은 인턴 기자들은 어떻게 했을까?

사람에게 전화를 하고 관련 기관이나 단체에 전화로 물어보고 책과 사전을 뒤지고, 도서관에 가서 사서를 조르거나 책을 뒤지고 직접 발로 뛰어 다니면서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여 답을 찾는다. 시간은 '무진장' 걸리지만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당시 기사 내용은 이렇다. “인턴기자들이 수행한 '아날로그식 정보검색'은 인터넷의 유용성을 입증하기도 하지만 인터넷이 부정확하거나 불충분한 정보를 양산하고 있음도 드러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

수년 전 미국의 인터넷 백과사전 업체인 위키디피아는 미국 의회가 발표한 온라인도용방지법안과 지식재산권보호 법안에 반대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자신들의 뜻을 보여 주기 위해서 24시간 동안 인터넷을 폐쇄한다. 예상대로 여기저기서 난리가 났다. 모두 다 허둥댄다. 손을 놓고 하늘만 본다. 일이 안 된다고 아우성친다. 더 놀라운 것은 미국의 고교생들이다. 난리가 더 심했다. 이유는 이렇다. “위키디피아가 없으면 우린 숙제를 어떻게 하나요?”

이 난리를 접한 워싱턴포스트지는 재미있는 기사를 올린다. '위키디피아 없이 사는 법' 그 방법은 이렇다. 다른 사이트를 뒤지고, 백과사전을 펼치고, 도서관이라는 곳에 가 보고(재미있는 표현인데 이 정도로 표현할 만큼 도서관에 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잡다한 이야기를 알고 싶은 욕구를 참고,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해서 알아보라고 한다. 내 아이도 궁금한 내용을 보면 '즉시' 인터넷으로 들어가서 '아!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는가? 아니면 '이거 좀 이상한데?'라고 하고 다른 정보를 찾거나 고민하기 시작하는가? 결론? 검색하지 말고 사색하라! 신문 읽기가 그 길로 안내할 것이다.

이정균 (사)책따세 이사, 전 경기 내유초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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