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생물이야기]홍채색 차이가 만든 파란눈<1031>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동서양인 눈동자는 모두 검은색

홍채 컬러에 따라 눈 색깔 차이

거울에 자기의 눈동자(동공·瞳孔)를 비춰보자. 무슨 색인가. 물론 검다. 그러면 서양 사람들의 눈동자는 무슨 색깔일까. 역시 검다. 모든 인종은 눈동자의 색이 새까맣다. 눈알의 안쪽에 있는 망막(카메라스크린에 해당함)이 검기에 그것이 반사돼 나온 검은색이다.

그렇다면 '그대 갈색 눈동자(Brown eyes)'란 말은 맞는 말인가? 어디 세상에 눈동자가 갈색인 돌연변이 인간이 있담. '눈이 푸른' 서양 사람들은 눈동자의 외각을 둘러싸고 있는 홍채(눈조리개)가 푸르거나 갈색이다. 그래서 '갈색 눈동자'가 아니라 '갈색 홍채'가 맞다. 뭐, 서양 사람들을 닮겠다고 푸른색 렌즈를 낀다고? 미쳤다. 유전인자를 바꾸지 그랬어.

'순간(瞬間)'이란 눈 한 번 깜빡이는 사이, '순식간(瞬息間)'이란 눈 한 번 깜빡하고 숨 한 번 쉬는 짧은 시간을 뜻한다. 거울을 다시 보자. 양 눈의 안쪽 구석을 잘 살펴보자. 붉고 작은 살점이 붙어 있을 것이다. 그것을 순막(瞬膜·nictitating membrane)이라 하는데, 그것은 흔적(퇴화)기간으로 옛날에는 새처럼 눈을 감아 눈알을 얇은 막이 덮고, 눈을 뜨면 막을 열었으나 지금은 퇴화돼 흔적만 남았다.

거울을 보는 김에 아래 눈꺼풀을 밖으로 까뒤집고 구석자리를 보자. 작은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을 볼 것이다. 눈물관(누관·管)이다. 눈알에 넘치는 눈물은 그 구멍을 타고 코로 흘러 내려가고, 그 관을 비루관(鼻淚管)이라 한다. 늙으면 이 누관과 비루관이 쉽게 막혀버려 여분의 눈물이 그리로 흘러 내려가지 못하니 바깥 얼굴로 넘쳐흐르게 된다. 그래서 나와야할 곳에서는 안 나오고, 나오지 말라는 곳에서 쓸데없이 나온다고 비유하는 노인눈물이다.

참고로 두 눈알(눈동자)을 양쪽 안 구석으로 몰아 뜰 때 '모들 뜨다'라고 한다. 손가락을 눈앞에 곧추세우고 당겼다 밀었다 하면서 모들 뜨기 눈을 만들어 본다. 아마도 여러 번 그러고 나면 눈알이 핑핑 돌 것이다.

피플&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