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안화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중국 돈의 공식 명칭은 런민비(인민의 돈)다. 중국인민은행법에 명시돼 있다. 국제시장에서 'RMB(Ren Min Bi)'로 통용된다. 런민비는 지난 세기 말까지만 해도 완전히 거지 화폐 취급을 받았다. 불과 15년 전만 해도 해외에서 위안화를 받는 곳은 동남아 일부 국가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프리카에서도 통용된다. 격세지감을 느낄 뿐이다. ▼위안화가 미국 달러화, 유럽연합(EU)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에 이어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바스켓에 편입되는 5번째 통화가 됐다. '페이드 인 런민비(Paid in Renminbi·위안화 자금결제)'가 시작됐다. 런민비는 1948년 12월1일 처음 발행됐다. 현재 쓰고 있는 위안화는 1999년 10월1일부터 사용되고 있는 다섯 번째 버전이다. 마오의 초상이 모두 들어가 있다. 그래서 '마오비(毛幣)'라 부르기도 하고 지폐 색이 붉어 '훙비(紅幣)'라고도 한다. ▼50위안짜리 런민비를 바로 놓고 보면 손오공 도안이, 거꾸로 보면 저팔계, 가로 부분을 세워 놓고 보면 삼장법사와 사오정을 그린 도안을 볼 수 있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를 통해서다. 시나, 소후 등 중국의 인터넷 포털들과 신화망(新華網) 등 매체들도 주요 기사로 보도하고 있다. 억지 주장이지만 관심을 끄는 데는 한발 앞서가는 중국이다. ▼중국인의 피에는 런민비가 흐른다고 한다. 중국어로 “앞을 향해 간다(向前走)”는 말과 “돈을 향해 간다(向錢走)”는 말이 서로 발음이 같다. 그래서인지 중국인들은 돈을 향해 가는 것이 그들의 밝은 미래를 향해 가는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는다. 중국은 자본주의보다 더 자본주의적인 나라다. 모든 것이 돈으로 계산되고 또 돈으로 해결되는 금전만능사회다. 이 때문에 모순과 폐단도 많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달러와 화폐 영토 전쟁을 벌이게 된 런민비는 부러울 따름이다.
박종홍논설위원·pjh@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