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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강원대역'

대학은 지역 이미지 형성의 준거점이다. 미국의 도시계획가 케빈 린치는 '심상지도(mental map)' 개념으로 도시를 지각하는데 대학이 절대적이라고 보았다. 강원대 구성원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33.55%, 춘천시에 가져다주는 소득창출 효과는 연 1조 원이 넘는다. 인재양성, 시민교육, 교수·학생들의 봉사 가치는 헤아릴 수조차 없다. 그만큼 대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남춘천역'이 '강원대역'으로 개명되면 랜드마크 형성으로 그 효과는 극대화된다.

▼국내에 대학 이름을 역명으로 사용하는 곳이 수두룩하다. KTX의 오산대역을 비롯해 일반 철도에는 경원대, 쌍용(나사렛대) 등이 등장한다. 지하철에는 중앙대입구, 숙대입구, 총신대입구, 부산대앞, 계명대 등이 역 이름으로 나온다. 오산대역은 처음에 '수청역'으로 불렸으나 주민들이 오산지역의 발전과 경제활성화에 기여하는 이점을 들어 개명에 찬성하면서 이뤄졌다. '갈월역'은 '숙대입구', '돈암역'은 '성신여대', '율전역'은 '성균관대'로 변경됐다.

▼'남춘천역'이 '강원대역'으로 바뀌면 파급력은 지대하다. 강원대가 소재한 춘천시, 춘천에 자리한 강원대역이 어우러져 지역과 대학의 홍보를 동시에 꾀할 수 있다. 남춘천역은 1939년 '성산역'으로 영업을 시작, 1940년에 '남춘천역'으로 역명을 변경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이 명칭은 시가지 확장으로 의미가 없어진 지 오래이며 춘천~서울 고속도로에 '남춘천 IC'가 개설돼 '남춘천'의 위치에 대한 혼동만 일고 있다. 역명 교체가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춘천시민의 75%가 남춘천역명 변경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춘천지역 이·통장, 택시 기사, 일반 시민 등을 대상으로 역명 교체의 당위성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다. 그 이유로 춘천역명과 중복되며 지리적 위치 반영이 미흡하다는 점을 꼽았다. 역 이름을 바꾸는데 힘을 실어주는 객관적 자료다. '강원대역'이 탄생하면 강원대 정문까지 1.7㎣ 구간에 문화공간을 갖춘 대학로 조성이 가능해진다. 교육도시인 지역 이미지에도 부합한다. 춘천 발전에 좋은 기회다.

장기영논설위원·kyjang@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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