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추기경 본받자” 생명 나눔 확산

선종 후 장기 기증 희망자 급증 … 도내 하루 평균 20여명 약속

19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정진석 추기경의 주도로 故 김수환 추기경의 입관 의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수환 추기경이 마지막까지 남기고 간 ‘사랑과 나눔, 희생’의 정신이 도내에도 번지고 있다.

19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강원지역본부에 따르면 김 추기경이 선종 직후 하루 평균 20여명이 전화로 장기 기증을 약속했다.

이는 많아야 하루 평균 3∼5명에 그치던 것과 비교하면 세 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온라인 신청자까지 모두 합치면 이보다 다섯 배 정도는 증가했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 추기경의 사랑 정신이 알려지면서 예년에는 거의 볼 수 없었던 방문신청자도 줄을 잇고 있다.

이날 강원지역본부를 찾아 장기기증 의사를 밝힌 윤도영(64·원주태장동)씨는 “김 추기경의 선종 후 추기경이 남기고 간 사랑을 잇고자 장기기증을 신청하게 됐다”며 “신청서를 작성하고 나니 속이 후련하면서도 벅차 오른다”고 했다.

강원지역본부 이은아 사무국장은 “이처럼 장기기증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유례가 없을 만큼”이라며 “김 추기경의 선종 전 이미 장기기증 약속을 한 이들도 신청이 제대로 돼 있는지 재차 확인할 정도”라고 했다.

이날 명동성당 앞에 차려진 장기기증 등록 부스에도 하룻동안 100여명이 넘는 시민이 찾아 장기기증을 약속했다.

또 김 추기경이 초대 이사장을 지낸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도 골수기증, 백혈병어린이돕기 등 후원 방법을 문의하는 시민들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김 추기경은 지난 1989년 한마음한몸운동본부를 결성, 각막 기증의사를 밝혔으며 2006년 서울대교구 사제들과 장기 기증을 신청했다.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지 나흘째인 19일 천주교 춘천교구 죽림동주교좌성당, 원주교구 원동주교좌성당 등 도내 곳곳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신자와 일반인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교구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는 파악할 수 없지만 교구 내 신자 대부분이 빈소를 찾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춘천교구와 원주교구 신자 수가 약 14만여명이고 주교좌성당뿐아니라 지역별 본당에도 빈소가 마련돼 있어 도내 조문객 수는 최소 10만명은 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김 추기경의 장례미사는 20일 오전10시 서울교구 명동성당에서 열리며 춘천교구에서는 같은 시각 죽림동 성당에서 봉행된다.

김형기·김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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