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에게 서킷은 자동차나 모터사이클 경주가 열리는 공간으로 인식된다. 실제로 서킷은 오랜 시간 동안 모터스포츠를 사랑하는 선수와 팬들의 무대였다. 하지만 최근 우리는 서킷이 가진 가능성이 단순한 스포츠 시설에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인제에 위치한 인제스피디움 역시 변화의 과정에 있다. 국제 규격 서킷과 호텔, 콘도, 다양한 체험 시설을 갖춘 인제스피디움은 국내에서도 보기 드문 복합 공간이다. 과거에는 모터스포츠를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면, 이제는 스포츠와 문화, 관광이 결합된 복합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인제스피디움에서는 자동차 경주뿐 아니라 이륜 모터스포츠 대회인 인제바이크마스터즈, 일반인이 실제 레이싱 트랙을 달릴 수 있는 서킷런, 전문 드라이버와 함께하는 N 택시 프로그램 등 다양한 콘텐츠가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국제 공인 서킷에서는 세계 최초로 AFC 종합격투기 대회 개최도 준비되고 있다. 서로 다른 분야의 콘텐츠가 한 공간에 모이고 있다는 점은 단순한 행사 유치를 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시설 활용의 문제만은 아니다. 사람들의 여가와 관광 방식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관광객들은 단순히 경치를 보고 돌아가는 여행보다 직접 체험하고 기억에 남는 경험을 원한다. 강원도가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 역시 이러한 변화와 만나야 더 큰 가치를 만들 수 있다.
인제는 설악산과 내린천, 아름다운 산악도로와 자연경관을 품고 있다. 이미 많은 관광객과 라이더들이 찾는 지역이지만, 앞으로는 자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자연 위에 어떤 콘텐츠를 더하느냐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모터스포츠 역시 그 해답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서킷이 관광 콘텐츠로 활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방문하고, 가족과 함께 숙박하며, 지역 관광까지 이어지는 체류형 관광 모델이 자리잡고 있다.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숙박과 식음, 교통, 관광 소비가 함께 발생하기 때문이다.
인제스피디움 역시 이러한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단순히 레이스를 개최하는 공간을 넘어, 사람들이 머물고 즐기고 다시 찾는 목적지로 발전하는 것이 목표다. 모터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뿐 아니라 가족 단위 방문객, 일반 관광객, 청소년과 학생들까지 함께 찾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사회와의 연계도 중요한 과제다. 올해 초 인제교육지원청과 협약을 맺고 학생들을 위한 진로 체험과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국제 규격 서킷이라는 특별한 공간을 활용해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직업 세계를 소개하고, 지역 학생들이 보다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최근에는 범위를 넓혀 강원도 내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자동차·모터스포츠·호텔 분야 직업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지역과 기업은 따로 성장할 수 없다. 지역이 살아야 기업이 성장하고, 기업이 성장해야 지역에도 새로운 기회가 생긴다. 인제, 더 나아가 강원도는 아름다운 자연과 관광 자원을 갖고 있지만, 앞으로는 이를 연결할 수 있는 콘텐츠와 경험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미래는 단순히 빠른 경쟁이 아니다. 사람과 지역, 문화와 관광을 연결하고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인제스피디움이 그 변화의 플랫폼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강원도의 미래 역시 그 안에 있다고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