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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인가구·빈집 급증, 시급한 주택정책의 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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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감소와 초고령화라는 거대한 파도가 마침내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근간을 흔들기 시작했다. 국토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인구구조 전환에 따른 부동산시장 영향과 향후 과제'' 보고서는 그동안 막연하게만 여겨졌던 ‘지방 부동산 소멸'' 시나리오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음을 경고하고 있다. 특히 강원지역의 통계는 충격적이다. 즉, 1인 주택소유 가구 중 절반 이상이 60세 이상 고령층이다. 2024년 기준 도내 1인 주택소유 가구 10만4,775가구 중 60세 이상 가구는 6만4,594가구로 전체 61.6%를 차지했다. 반면 2030 청년층은 9,562가구로 연령대 중 가장 적은 비중을 나타냈다.

이는 국내 주택 시장이 급격하게 ‘초고령 1인가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조만간 감당하기 힘든 주택 공급 과잉과 빈집 대란이 닥칠 것임을 보여주는 선행지표다.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노후주택의 폭발적인 증가와 이에 따른 주택 수급 불균형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특별한 멸실 대책 없이 과거의 공급 관행을 유지할 경우, 오는 2070년 강원도 내 50년 이상 노후주택은 65만 호에 달할 전망이다. 이로 인해 가구 수 대비 주택 수를 뜻하는 주택 수급비는 1.70이라는 기형적인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1.0을 넘으면 주택이 남아돈다는 뜻인데, 1.70이라는 수치는 지방 도심과 농어촌을 가리지 않고 사방이 방치된 빈집으로 가득 찰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우리의 주택 정책은 항상 공급 부족을 해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인구가 계속 불어나고 경제가 성장하던 시절에는 집을 짓기만 하면 분양이 되었고, 부동산은 안전한 자산으로 통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반대다.

인구는 갈수록 심각하게 줄어들고 고령의 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이들이 세상을 떠나거나 요양 시설로 거처를 옮길 때 발생하는 ‘상속 빈집''이 쏟아져 나올 날이 머지않았다. 청년 인구가 유입되지 않는 지방에서 이러한 노후 재고주택은 천덕꾸러기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빈집의 확산은 단순히 미관을 해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치안 악화, 위생 문제, 나아가 인근 지역의 자산 가치 폭락으로 이어져 지역사회 전체를 붕괴시키는 도미노 효과를 낳는다.

이제는 부동산 정책의 패러다임을 신규 공급에서 ‘재고 관리 및 과감한 멸실''로 전면 전환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향후 인구 추계와 가구 분화 속도를 정밀하게 예측해 신규 주택 공급량을 철저하게 통제하는 ‘공급 총량제''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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