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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춘천시민버스 총파업, 결국 그 피해는 시민 몫

읽어주는 뉴스

21일 하루, 노사 임금 인상 놓고 팽팽한 입장 차
공공재 대중교통, 어떤 경우라도 멈춰선 안 돼
시민 이동권 인질로 잡는 행태 즉각 중단을

춘천시민버스의 노사 협상이 결국 파행을 빚으며 21일 오전 5시부터 하루 총파업에 돌입했다. 임금 인상률을 둘러싼 노사 간의 팽팽한 입장 차이가 끝내 좁혀지지 않으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춘천시민들의 몫으로 돌아왔다. 강원지방노동위원회의 마지막 중재 시도마저 무위로 돌아간 이번 사태는, 대중교통이라는 공공재를 담보로 한 노사 갈등이 얼마나 쉽게 시민의 일상을 마비시킬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번 파업의 표면적인 원인은 ‘6.8% 인상''을 요구한 노동조합과 ‘3.5% 인상''을 고수한 사측의 수치 차이다. 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만성적인 경영난과 버스 기사들의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노동 환경, 그리고 이를 근원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대중교통 구조의 모순이 자리 잡고 있다. 버스 운전원들의 처우 개선 요구는 생존권과 직결된 정당한 목소리일 수 있으나, 회사의 재정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요구는 종국에 버스 감차와 노선 감축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뿐이다.

반대로 사측 역시 지노위의 중재안마저 거부하며 타협의 여지를 스스로 닫아버렸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춘천시가 전세버스와 비노조 운전원을 투입하는 등 긴급 대응책을 마련해 주요 노선과 통학버스를 정상 운행하겠다고 밝힌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출퇴근길과 학생들의 등하교 시간대 교통 공백을 메우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한 것은 당연한 조치다. 그러나 30대 규모의 대체 차량으로 기존 시내버스의 빈자리를 완벽히 채우기란 역부족이다. 배차 간격이 늘어나고 안내가 미흡해 발을 동동 구르는 시민들의 불편은 ‘비상 수송 대책''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질 수 없다. 더욱 우려스러운 부분은 이번 파업이 ‘장기화''될 가능성이다. 만약 파업이 길어진다면 전세버스 투입과 같은 임시방편으로는 버텨낼 재간이 없다. 춘천시의 재정적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고, 시민들의 고통은 임계점을 넘을 것이다. 대중교통은 지역사회의 동맥이자 시민들의 기본권이다. 자가용을 이용하기 쉽지 않은 학생, 서민, 어르신 등 교통약자들에게 시내버스는 외부 세계와 연결되는 유일한 수단이다.

노사 모두 자신들의 이익 관철을 위해 시민의 이동권을 인질로 잡는 행태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지금은 노사가 한 발씩 양보해 회사 경영을 안정화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할 때다. 이제 공은 다시 노사 양측, 그리고 중재자로서의 춘천시로 넘어왔다. 사측은 노동자들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외면하지 말고 전향적인 안을 제시해야 하며, 노조 또한 시민들의 불편과 회사의 경영 여건을 감안해 실현 가능한 수준으로 요구안을 조정하는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아울러 춘천시는 단순히 파업이 일어났을 때 차량을 임대해 대처하는 행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춘천시 시내버스 제도의 구조적 불완전성 해소 등 대중교통 체계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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