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6년 5월 20일 회동서관에서 초판이 출간된 한국 시사의 대표 시집 ‘님의 침묵’이 출간 10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만해 한용운 선생의 시세계와 역사적 주체로서의 삶을 당대 문화공간의 관계망 속에서 새롭게 고찰한 ‘시집 님의 침묵과 만해 한용운’이 출간됐다.
이 책은 기존 연구가 놓쳤던 문장부호와 어조 등 형식적인 미학을 살피고, 새롭게 주목할 시어인 ‘검’을 통해 시집의 세밀한 결을 분석했다 . 또 근대사회의 맹목적인 자유 추구로 인한 자연 파괴를 염려했던 시인의 질책을 짚어내며, 인간중심주의 극복이라는 생태적이고 현대적인 문제의식과 시집을 연결 짓고 있다 .
이 책은 시집 서문의 “님만 님이 아니라 기룬 것은 다 님이다”라는 구절에서 출발해 ‘기룸의 시학’이라는 핵심 관점을 제시한다 . 저자는 부정과 긍정이 역동적으로 전개되는 불교의 ‘불일불이(不一不二)’론이나 대립과 다툼을 이해와 통찰로 이월시키는 원효의 ‘화쟁(통·귀·개·화)’ 사유가 단순한 종교 교리에 머물지 않고 역동적인 ‘삶의 논리’로 변용되었다고 분석한다 . 이를 통해 시 속의 ‘님’과 ‘나’는 떨어져 있으면서도 내밀하게 연결되어 서로를 북돋우는 관계로 묘사된다. .
특히 만해 한용운 선생이 식민지 문화공간 속에서 종교계, 문학계, 언론계를 넘나들며 구축한 인적 네트워크를 세밀하게 추적한다 . 3·1운동 당시 동학의 혁명적 전통과 사상적 성향, 조직의 동원력 등을 종합적으로 통찰해 천도교 측과 운동 전개 방침을 협의했던 일화 등을 소개하며, 그가 현실 속에서 역사적 주체이자 시민으로 어떻게 자리매김했는지 조명하고 있다.소명출판 刊, 389쪽, 2만9,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