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신호등]발달장애 아동 치료가 기다림으로 방치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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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호 문화교육부 기자

강원에서 발달장애인의 재활치료 기회는 거주지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강원 농어촌 지역 보호자들은 춘천·원주 등 공공어린이재활센터가 있는 도시까지 왕복으로 5~6시간을 차로 이동하거나, 값비싼 민간 재활시설을 수소문하며 자녀 치료에 매달리고 있다.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매 순간 아이의 재활치료를 위해 사투를 벌이는 현실이다.

한달 정도 기다리면 다행이라면서 A(17)군을 키우는 어머니는 “코로나19 시기에 재활치료를 받으려 3년 이상 기다린 건 일상이었고 복지관에서 공공영역 재활치료는 큰 기대를 버린지 오래다”고 그날을 회상했다. 이 같은 절규는 발달장애인을 키우는 한명의 부모만의 문제가 아니다.

강원 공공 재활서비스 부족과 치료 인력 공백 문제가 반복적으로 드러나고 있지만 현장은 여전히 이들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강원도 내 발달장애인은 이미 1만명을 넘어섰다.

공공 주간활동서비스 기관은 36곳에 불과하고, 영동권역 내 대부분 시·군에서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재활시설은 단 한 곳뿐이다. 치료를 받기 위해 몇 년씩 대기하거나, 비싼 민간기관으로 내몰리는 현실은 장애아동 가족들에게 ‘버티기’ 이상 고통이다.

더 심각한 건 발달장애인들의 치료 연속성마저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강릉에서는 복지관 내 치료사가 퇴사 이후 한 달 넘게 재활치료를 받지 못한 사례까지 나왔다. 발달장애 특성상 조기 개입과 꾸준한 치료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앞으로 생존이 걸려있고 조금이나마 더 나아질 것이란 희망의 끈이다. 하지만 치료 인력은 부족하고, 공공시설은 포화 상태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과 보호자 몫이 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비용문제와 주변 민원 등을 이유로 공공재활시설 확대에 난색을 표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현장 체감은 다르다. 장애아동의 성장 속도는 기다려주지 않는데 행정은 지나치게 느리다. 특히 도내 지역 간 이동거리가 긴 강원에서는 재활치료 접근성 자체가 생존 문제에 가깝다.

매년4월20일 ‘장애인의 날’과 오는 6월3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원특별자치도지사로 출마한 후보들은 저마다 복지 확대와 장애인 일자리 개선 등을 약속하고 있다. 다만 실질적으로 필요한 건 공공 재활센터 확대, 치료사 처우 개선, 권역별 전문 인력 배치, 발달장애 치료 건강보험 급여화로 국가 책임의 확대와 조기개입으로 이뤄져야 한다.

과거에는 숨어서 발달장애인을 자녀로 부모들이 숨기듯 키웠고 사회적 편견 속에서 살아야 했다. 

이젠 발달장애인을 자녀로 둔 가족들에게 가장 답답하게 들리는 말은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는 말일지 모른다. 발달장애인의 재활치료는 한 번 지나가면 되돌릴 수 없다. 더 이상 발달장애인 가족들이 ‘재활난민’으로 불리지 않도록, 국가와 지자체가 책임 있는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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