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양자·바이오 동맹’, 초광역 협력 새 이정표 돼야

강원·인천·충북 공조, 클러스터 유치 나서
1,000억 규모 국책 사업에 전국 시 ·도 경쟁
道, 의료기기 산업 집중 부각 시너지 효과를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비 1,000억원 규모의 ‘양자 클러스터'' 지정을 둘러싸고 전국 지자체 간의 유치 경쟁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공모 마감을 전후해 펼쳐진 풍경은 단순한 지역 간 경쟁을 넘어, 이해관계와 강점을 고리로 뭉치는 이른바 ‘합종연횡(合從連橫)''의 각축장이다. 이러한 흐름 가운데 강원특별자치도와 인천광역시, 충청북도가 ‘바이오 산업''을 매개로 손을 잡고 초광역 공동 유치 계획서를 지난 18일 제출한 것은 매우 주목할 만한 전략적 선택이다. 양자기술은 인공지능(AI)의 복잡한 연산을 초고속으로 처리하고, 보안의 패러다임을 바꿀 암호 통신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미래 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하지만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전략 기술임에도, 아직은 산업의 태동 단계에 불과하다. 어느 한 지역이 독점적인 우위를 점하지 못한 상태이기에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막론하고 전국의 광역시·도가 사활을 걸고 뛰어드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경기·전북, 광주·전남, 부·울·경 등이 짝을 이뤄 도전장을 내민 것 역시 혼자만의 힘으로는 이 거대한 첨단 산업의 생태계를 온전히 담아내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 때문이다.

이러한 무한 경쟁 속에서 강원·인천·충북이 결성한 ‘바이오 동맹''은 명분과 실리 면에서 상당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세 지자체가 내세운 결합의 핵심은 각자가 가진 세계적 수준의 바이오 인프라를 양자기술과 접목하는 ‘융합 시너지''에 있다. 인천은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능력을 보유한 글로벌 클러스터이며, 충북 오송은 대한민국 신약 개발의 심장부다. 여기에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이자 의료기기 산업의 메카인 강원이 합류했다. 특히 이번 동맹은 강원자치도 입장에서는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다.

막강한 자본과 인프라를 앞세운 수도권 지자체들과 단독으로 맞붙는 버거운 싸움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인천, 충북과 연대함으로써 강원은 단숨에 강력한 유치 후보로 체급을 올렸다. 각 지역의 행정 구역이라는 좁은 틀을 깨고,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우며 강점을 극대화하는 ‘초광역 협력''의 모범 답안을 보여준 셈이다.

정부는 오는 7월 중 전국 3곳의 양자 클러스터를 지정할 예정이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고, 남은 기간 이 구상이 얼마나 실현 가능하고 구체적인지 증명해 내는 일이 숙제로 남았다. 오는 21일 연세대 송도 캠퍼스에서 열릴 ‘K-양자 메가 클러스터 얼라이언스'' 발대식과 업무협약식은 그 출발점이 돼야 한다. 세 지자체의 연구소, 대학, 기업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실질적인 협력 체계를 공고히 구축해야 함은 물론이다. 정부 역시 이번 공모 심사에서 단순한 지역 안배나 정치적 고려를 배제해야 한다. 어떤 조합이 대한민국의 양자 산업 생태계를 가장 빠르게 활성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할 것인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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