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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강원 지역축제, 숙박에 갇힌 소비구조 혁신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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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특별자치도는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관광 1번지다.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25년 문화관광축제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는 이러한 강원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도내 7개 주요 문화관광축제의 당일 여행 1회 평균 지출액은 8만4,000원으로 대구와 광주에 이어 전국 최상위권을 기록했고, 숙박여행 지출액 또한 21만3,000원에 달해 방문객들의 지갑이 강원자치도에서 기꺼이 열리고 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문제는 높은 소비 지출의 대부분이 숙박에 쏠려 있으며, 정작 축제의 본질인 콘텐츠를 통한 소비는 타 지역에 비해 저조하다는 점이다. 평창송어축제, 강릉커피축제, 평창효석문화제 등 도내 대표 축제들의 최대 소비 항목은 압도적으로 숙박업종에 몰려 있다. 이는 방문객들이 강원의 수려한 자연환경과 축제를 즐기기 위해 지역에 머무르기는 하지만, 축제 현장에서 제공하는 체험이나 쇼핑, 여가 서비스에는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가장 뼈아픈 지점은 전문가들의 냉정한 진단이다. 강릉커피축제는 관람과 판매에 편중된 구성으로 인해 능동적인 체험형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고, 정선아리랑제는 세계화 추세에 발맞춘 외국인 대상 콘텐츠가 미흡하다는 평가다. 기후 위기 시대에 직면한 겨울 축제들 역시 프로그램의 차별화와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경고등이 켜졌다. 축제는 단순히 사람들이 모여 먹고 자는 장마당이 되어서는 안 된다. 문화관광축제의 총소비금액이 2022년 정점 이후 정체기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은 기존의 공급자 중심, 관행적 프로그램으로는 더 이상 스마트해진 관광객들을 만족시킬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이제 강원지역 축제는 숙박 위주의 경유지에서 ‘콘텐츠 중심의 목적지''로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 우선, 체험형·야간 프로그램의 획기적인 강화가 필요하다. 방문객이 직접 주인공이 되어 즐기는 참여형 콘텐츠를 늘리고, 체류 시간을 실질적인 소비로 연결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콘텐츠 고도화다. 정선아리랑제와 같은 전통문화 축제는 언어의 장벽을 넘어선 시각적·공감각적 연출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의 호기심을 자극해야 하며, 강릉커피축제는 단순 시음뿐 아니라 커피 문화의 발생지로서 전문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아야 한다. 더 나아가 기후 변화에 대한 능동적 대응이다. 겨울 축제들은 얼음이 얼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대체 콘텐츠를 구축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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