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청봉]민심(民心)은 선거의 시작이자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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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원근 속초 주재 부장

중국 전국시대 유가사상가 순자(荀子)의 왕제(王制)편에 ‘군주민수(君舟民水)’라는 말이 나온다. 임금은 배(舟)요, 백성은 물(水)이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민심은 권력자의 언행을 평가하는 엄중한 잣대로 작용한다. 지역발전을 소홀히 하거나 민의를 저버린 후보는 민심이라는 파도에 의해 교체될 수 있다. 또한 권력을 부여하는 원천이면서도, 그 권력이 올바르게 유지되도록 감시하는 통제 장치다. 지방선거는 국가 차원의 거대 담론보다 ‘우리 동네 구석구석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생활정치가 핵심이다. 교통, 교육, 복지, 환경 등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불편을 주는 것을 찾아내 정책으로 녹여내는  것이 곧 민심을 읽는 것이다. 후보자들에게는 ‘무거운 책임감’이고, 유권자들에게는 ‘변화를 만드는 힘’이다.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는 비결은 화려한 구호가 아니라, 주민들의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그들의 진심을 얻는 데 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속초시장 선거판이 양대 후보 간 고발전으로 얼룩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철수, 국민의힘 이병선, 무소속 염하나 등 3명의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이 시장 적임자임을 내세우며 각축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철수 후보는 9급 공무원부터 부시장, 민선 7기 시장을 거친 풍부한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시민 중심 행복도시의 완성’을 핵심 비전으로 제시했다. 민선 7기 시절 성과를 바탕으로 세계인이 찾는 체류형 관광 거점이자 시민 일상이 행복한 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특히 실현 가능한 행정의 디테일을 강조하며 속초의 미래 50년을 설계할 적임자임을 자임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병선 후보는 ‘깨끗한 시정, 중단 없는 발전’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3선 도전에 나섰다. 민선 8기의 성과를 민선 9기로 이어가겠다는 ‘연속성’과 ‘안정성’을 최대 강점으로 내걸고 있다. 특히 민선 8기 이뤄낸 접경지역 지정과 그에 따른 지방교부세 증액 등 재정적 이득을 시민들에게 돌려줘 ‘시민이 행복한 건강도시 속초’를 완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본인이야말로 혼란 없이 시정을 이끌 ‘준비된 시장’임을 강조하고 있다. 무소속 염하나 후보는 ‘시민이 당당한 주인이 되는 도시’를 기치로 내걸고, 거대 양당 구도 속에서 오직 ‘시민 목소리’에 집중하며 독자 노선을 걷고 있다. 현직 시의원으로 쌓은 현장 소통 능력을 통한 삶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보여주기식 정치가 아닌 ‘시민 삶의 미래를 다시 설계하는 정치’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떠나지 않고, 부모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 세 후보들이 제시한 비전과 정책은 속초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내린 청사진으로 박수 받을 만 하다. 문제는 현실정치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구태 정치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선거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고발전이다. 시민들은 후보의 정책보다 각 진영에서 무엇을 트집잡아 상대를 고발했는지가 더 관심이다. 후보들이 서로를 고발하며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것은 자신들을 띄워준 물(시민)의 무서움을 잊고 배 위에서 자기들끼리 싸우느라 배가 흔들리는 줄도 모르는 형국으로 비춰진다. 고발전이 상대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 믿지만, 시민들은 이를 ‘꼴불견’으로 받아들인다. 지방선거는 우리 삶과 가장 밀접한 정책을 결정하는 일꾼을 뽑는 과정이다. 이 때문에 민심(民心)은 선거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할 수 있다. 계속되는 진흙탕 싸움은 결국 물(시민)이 배를 뒤집는 결과(낙선)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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