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청봉]도농분리시(都農分離市)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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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익기 동해 주재 국장

 

동해시 최도심인 천곡동행정복지센터 건너편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동해시보건소가 자리잡고 있다. 1991년 1월 신축 이전한 보건소는 공간이 협소하자 1994년 12월 별관을 증축해 예방접종실과 구내식당을 설치했다. 이어 2001년 2월 신관을 증축해 민원실, 진료실, 예방관리과 사무실 등을 갖췄다. 지은 지 35년이 지난 건물이다 보니 누수 현상이 발생하고 사무실 공간이 협소한 것은 물론 인근 상가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무단 주차로 민원 발생도 자주 발생한다. 
 보다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신축 이전 후 새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신규 기기를 도입하려고 해도 예산 문제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한다. 최소 100억원에서 최대 300억원으로 추산되는 예산을 전액 시비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건소 기능 보강 등 국가가 지원하는  ‘농어촌 의료서비스 개선사업’은 ‘군’이나 ‘도농복합 형태의 시’ 지역만 지원대상이 된다. 여기서 말하는 도농복합시는 지방자치법 개정(1994.3.16) 이후 시와 군이 통합되거나 군에서 시로 승격한 시를 말한다. 전국 자치단체 77개 시 가운데 56개(72.7%)가 도농통합시다. 명주군 묵호읍과 삼척군 북평읍이 통합돼 1980년 출범한 동해시는 앞의 지방자치법 개정 이전에 만들어져 도농복합 형태의 시가 아닌 도농분리시다. 동해시에는 현재 도시의 형태를 갖추지 못한 지역이 다수 있으나 현행법상 도농분리시는 읍·면을 설치하지 못해 도농복합 형태의 시에 비해 불합리한 차별성이 여러 가지 존재한다. 앞에서 말한 농어촌의료서비스 개선사업 제외는 물론 농어촌 고등학생 대학특례입학제도 미적용, 교부세 축소, 농어촌특례규정에 따른 세금 및 부담금 경감 제외 등으로 인해 재정 악화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해시는 ‘동해시 등 설치법’(1979.12.28 제정)에 따라 북평항(현 동해항) 개발과 임해공업단지(현 북평국가산업단지) 조성이라는 국가적 목적 달성을 위해 설치됐다. 동해시 같은 도농분리시는 도내에 속초시, 태백시와 경기도 16개, 전북과 전남 각 1개씩 있다. 태백시는 1981년 ‘광명시 등 설치법’(1981.4.13 제정)에 따라 광산도시 개발과 육성이라는 국가목적 달성을 위해 설치했는데 당시 대부분 리(里) 지역을 시 설치에 따라 동(洞)으로 만들었다. 이에 따라 현재도 인구 수가 적고, 비도시지역의 특성을 갖고 있음에도 ‘동’ 지역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부 주도의 읍·면·동의 결정과 운영은 농어촌 지역 주민들의 생활방식의 어려움과 주민 불편이 발생하고 있으므로 주민이 원하는 행정구역의 결정과 운영을 할 필요성이 높다. 그나마 속초시는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 태백시는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이어 ‘석탄산업전환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의한 지원을 받지만 동해시는 이 같은 법적 지원이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동의 읍·면 전환 기준을 마련함으로써 강원특별자치도의 자치권을 강화하고, 주민이 원하는 행정구역 결정과 운영을 통해 효율적인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소멸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주민 자치 및 참여확대를 촉진하고자 지역구 국회의원에 건의,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및 미래산업글로벌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서 계류중이다.
 지방자치단체의 발전과 시민의 행복을 위해 일할 대리인을 선출하는 지방선거가 23일 앞으로 다가왔다. 후보자들이 당선되면 임기 4년동안 저마다의 공약을 이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합심해 지역의 최대현안을 해결하기를 요청한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지 않고서는 지역 발전과 지역민의 행복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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