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워치·태블릿까지 끼워넣기”…장애인 노린 휴대폰 개통 사기

인지 취약 노려 과도한 계약 유도
사전 차단 어려워 피해 구제 한계
“장애 취약성 이용, 명백한 범죄”

◇사진=연합뉴스

강원도내 일부 이동통신 판매·대리점에서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 개통 사기가 잇따르고 있다. 불필요한 요금제와 기기를 끼워 파는 수법으로 재산상 피해를 유발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지난해 11월 지적장애 3급인 A(60·원주)씨는 한 통신사 대리점에서 170만원 상당의 휴대전화를 개통했다. 이 과정에서 대리점 직원은 스마트워치와 태블릿까지 묶어 36개월 약정 계약을 체결했다. 단말기 할부원금과 위약금 등이 더해지면서 A씨에게는 매달 13만원 안팎의 통신요금이 부과됐다. A씨 가족은 최근 A씨가 통신 요금 납부를 요구하자 뒤늦게 피해 사실을 확인, 한국소비자원에 상담을 접수하고 피해구제 신청을 검토 중이다. 소비자원은 대리점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춘천지법 형사1부는 지적장애인을 상대로 수천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60대 휴대전화 판매점 업주에게 항소심에서 징역 1년2개월을 선고했다. 업주는 지적장애가 있는 피해자 명의로 서명하고 휴대전화 10대를 무단 개통하는 등 4년에 걸쳐 1,200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힌 것으로 조사됐다.

강원도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따르면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휴대전화 개통 관련 사기 범죄 신고는 매년 10건 이내로 접수되고 있다. 피해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피해는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또 통신요금이 수개월간 미납되면서 독촉장이나 채권추심 통보가 이어지는 등 수개월이 지나서야 가족이나 주변인이 피해 사실을 알게 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장애인을 노린 사기 행각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피해 구제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장애를 이유로 통신사가 개통을 제한할 경우 인권침해 또는 차별 논란이 제기될 수 있어 사전 차단에는 한계가 있다. 또 당사자가 직접 확인하고 서명한 계약은 사후 구제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강원도장애인권익옹호기관 관계자는 “장애인을 위한 쉬운 계약서와 안내문, 전문 상담 창구 마련 등 실질적인 보호 장치가 제도적으로 보완될 필요가 있다”며 “장애인의 취약성을 이용한 사기는 명백한 범죄인 만큼 관련 처벌을 강화하고, 판매점에 대한 관리·감독도 함께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손지찬 기자 chany@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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