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의 ‘2주 휴전’ 만료를 하루 앞둔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휴전 연장을 전격 선언했다.
휴전 연장 시한은 언제까지라고 구체적으로 못박지 않았다. 사실상 기한을 정하지 않고 휴전을 연장하겠다는 것으로 보이는데, 예고한 대로 이란의 핵심 인프라를 연쇄 타격하기엔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란에서는 휴전 연장 발표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성명에서 “이란 정부가 예상대로 심각하게 분열돼 있다는 사실과 파키스탄의 아심 무니르 총사령관 및 셰바즈 샤리프 총리의 요청에 따라 이란 지도부와 협상단이 통일된 제안을 마련할 때까지 이란 공격을 중단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들의 제안이 제출되고 논의(discussion·양국간 협상)가 어느 쪽으로든 종결될 때까지 휴전을 연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이란 해상봉쇄는 계속되며 그 외의 준비태세도 지속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28일 대이란 군사작전을 시작한 뒤 이란이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자 전쟁을 끝낼 마땅한 출구를 찾지 못한 채 공격을 유예하거나 휴전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 이 때문에 제대로 된 전략 없이 무모하게 이란 전쟁을 시작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48시간 안에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며 통첩했고 이틀 뒤엔 이란과 협상 중이라며 5일간 공격을 유예했다.
이후 열흘간의 공격 유예와 2주 휴전에 이어 이번 선언까지 하면 4차례 공격을 유보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주 휴전이 만료되면 연장하기를 원치 않으며 이란이 합의에 응하지 않으면 공격을 재개할 것이라고 거듭 위협해왔지만 결국 만료 시한에 임박해 연장 선언을 택했다. 이란 전쟁에 대한 미국 내 지지도가 상당히 낮고 유가 상승의 압박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신속한 출구전략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란 공격을 재개했다가 자칫 전쟁 장기화로 이어져 11월 중간선거에서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표면적으로는 중재를 자임한 파키스탄의 요청과 이란 내부의 분열상을 내세우며 휴전 연장 정당화를 시도했다.
‘이란이 통일된 협상안을 내놓고 어떤 식으로든 논의가 종결될 때’까지 휴전을 연장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기한을 설정하지 않고 휴전을 선언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 연장을 발표한 저의를 의심하며 미국이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계속하면 이란도 군사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국영방송(IRIB)은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연장 발표 직후인 22일(현지시간) 이란이 미국의 휴전 연장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이란의 국익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반관영 매체 타스님 통신은 미국의 해상봉쇄 유지 자체를 적대행위로 규정했다.
타스님은 미국의 해상봉쇄가 계속되는 한 최소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것이며 필요시 봉쇄를 무력으로 해제할 것이라는 이란군의 입장을 전했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의 에브라힘 졸파가리 대변인은 타스님을 통해 “우리 군은 오랫동안 100% 전투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이란을 상대로 한 공격이나 어떤 행동이 있을 경우 이란 군은 정해놓은 표적에 강력한 타격을 즉시 가해 미국과 이스라엘에 다시 따끔한 맛을 보여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협상단 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의 참모인 마흐디 모하마디는 21일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의 휴전 연장은 의미가 없다”는 글을 게시했다.
모하미디는 “지는 쪽이 조건을 결정할 수 없다. 해상 봉쇄를 계속하는 것은 폭격과 다를 바 없으며 군사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욱이 트럼프의 휴전 연장은 분명 기습 공격을 위한 시간벌기용 계책”이라며 “이란이 주도권을 잡아야 할 시간이 왔다”고 밝혔다.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 이끄는 이란 협상단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22일 예정된 미국과의 2차 종전협상에 참석하지 않기로 막판에 확정했다.
타스님 통신은 이란 협상단의 불참 입장은 중재국 파키스탄을 통해 미국에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초기 합의의 틀을 벗어난 미국의 과도한 요구,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대한 미국의 적대적 대응 등을 불참의 사유로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