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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로켓과 깃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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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가 우울하다. 중동 전쟁이 길어지면서 국제 유가가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4월 들어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급등과 급락을 반복했다. 지난 16일에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99.39달러, WTI가 94.69달러로 마감했고, 17일에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 소식에 9% 안팎 폭락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다시 통항 불안이 커지며 시장은 흔들렸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전 ℓ당 시중 휘발유 가격은 1,600원대였다. 하지만 전쟁 이후 1,800원대로 오르다 최근에는 2,000원대를 넘어섰다. ▼세계 경제는 석유 앞에서 여러 번 주저앉았다. 1973년 이집트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발발한 제4차 중동 전쟁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들이 단유를 선언하며 세계 경제를 큰 혼란에 빠뜨렸다. 이것이 ‘제1차 오일쇼크''다. ‘제2차 오일쇼크''는 1978년 12월부터 3개월간 이어졌다. 팔레비 왕정 타도를 외치는 유전 노동자의 파업으로 이란이 원유 수출을 중단하자 세계 경제는 다시 한번 휘청거렸다. ▼국제 유가가 출렁일 때마다 ‘로켓과 깃털'' 현상이 반복돼 왔다. 1991년 에너지 경제학자 로버트 베이컨이 주창한 가설로, 국제 유가가 오를 때는 휘발윳값이 로켓처럼 빠르게 치솟지만, 내릴 때는 깃털처럼 천천히 떨어진다는 가격의 비대칭적 현상을 말한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산유국과 세계 시장을 연결하는 핵심 통로다. 이곳이 막히거나 통행 비용이 올라가면 곧바로 유가가 상승하고, 이는 다시 각국의 물가 인상으로 이어진다. ▼가까스로 회복 중인 우리 경제도 큰 암초를 만났다. 종전이 되더라도, 국제 유가는 전쟁 이전보다 다소 높은 상태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결국 서민들의 물가 부담은 당분간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깃털처럼이라도 하루빨리 중동 전쟁이 종결돼 가뜩이나 움츠린 강원 경제에 봄이 찾아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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