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원포럼]바람직한 공직자의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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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순희 강원대 삼척캠퍼스 공공행정학과 교수

바야흐로 지역의 일꾼을 뽑는 선거철이 돌아왔다. 4년에 한 번씩 치러지는 지역 선거가 지역주민들에게 많은 보람을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큰 실망을 안겨 주기도 한다. 각자 선출된 자리에서 훌륭하게 공직자의 의무와 역할을 잘 수행해 주면 좋으련만, 쓸데없는 탐욕이나 권력남용 그리고 자질 및 능력 부족 등의 무책임한 행정으로 유권자들의 피로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가 하면, 더 나아가 지역발전의 걸림돌이 되기도 하는 사례들이 왕왕 나타나기도 한다.

그렇다면 올바른 공직자의 상은 어떤 상일까.

600여년 전 조선 초기 세종을 보면 백성을 항상 사랑하고 존중하라는 경천애인,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니 근본이 튼튼해야 나라가 편하다고 믿는 민본정신, 지도자는 정사에 도움이 되는 공부가 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호학불권 등 매사를 깊이 숙고하면서 백성과 지속적인 토론을 강조하는 숙의 소통의 공직관을 몸소 보여준 성군으로 그 이름이 잘 알려져 있다.

그로부터 약 400년이 지난 후 다산 정약용 선생은 목민관이 가져야 할 바람직한 마음의 덕목을 칙궁, 청심, 제가, 병객, 절용, 그리고 낙시 등으로 들고 있다. 칙궁은 공직자는 어떠한 유혹으로부터도 자기 자신을 잘 지켜낼 수 있는 마음가짐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청심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이나 재물을 추구하는 마음을 버리고 안빈낙도하는 청렴 정신의 모범을 보이라는 것이다. 제가는 집안의 법도를 바로 세우고 이를 실행해 집단이나 조직을 잘 다스려 나가라는 것이다. 병객은 부당한 청탁을 물리치라는 의미로 사사롭고 가까운 손님이나 사람을 멀리하고 조심하라는 것이다. 절용은 공직자는 무릇 백성의 혈세를 가지고 생활하고 나라의 재물 등을 사용하는 관계로 절약 정신이 투철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낙시는 탐욕스러운 탐관오리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곤궁한 백성으로부터 많은 재물을 수탈하고 착취해 자신이 착복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공무원 윤리 헌장에도 공직자의 나아갈 길이 천명돼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우리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공무원이며, 헌법이 지향하는 가치를 실현하며 국가에 헌신하고 국민에게 봉사한다. 또 국민의 안녕과 행복을 추구하고 조국의 평화통일과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한다고 적시돼 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실천 지침으로는 공익을 우선시하며 투명하고 공정하게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것, 창의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업무를 적극 수행하는 것,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행정을 구현하는 것 등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선출되는 공직자는 각자 자기의 위치에서 자신의 의지와 판단 및 결정으로 수많은 정책이 만들어지고 집행되는데 중요한 의무와 역할을 다할 수 있고, 또한 다해야 하는 상위직 공무원들이다. 지역발전과 지역주민들의 삶에 그만큼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후보자들의 바람직한 공직관인 자질과 능력을 철저히 검증해야 하는데, 이는 그들이 지금까지 살아온 전반적 인생 및 사회 과정과 그들이 지금 후보 자격으로서 보여주는 정책공약으로 정확히 판단돼야 할 것이다. 경선 및 본선 과정에서 여전히 후진적 선거 잔재인 금전이나 금품 살포 및 흑색선전 등의 타락적이고 불법적인 양태들이 나타나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바람직한 공직자의 상은 공염불에 불과하며, 더 나아가 요원하게 될 것이다.

그 몫은 오롯이 지역의 주인인 유권자들에게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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