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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필수의료 예산 ‘국립대병원 편중’ 움직임⋯보건복지부-강원자치도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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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국립대병원 중심 “권역책임의료기관 강원대병원 최대 44% 편성”
강원자치도, 국립대병원 쏠림 우려·넓고 분산된 강원 의료 수요 감당 어려워
“지역필수의료법 취지 훼손”⋯현장선 국립대병원 집중 움직임 비판 확산

 

◇지난 6일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 사업수요 설계 관련 강원도 요청사항. 사진=강원특별자치도 제공

500억원 규모의 지역필수의료 예산 편성 방향을 두고 보건복지부와 강원특별자치도가 갈등을 빚고 있다. 복지부가 강원권역 책임의료기관인 국립대병원에 전체 예산의 30~44% 배정을 추진하자 강원자치도와 지역 의료계가 현실과 맞지 않다며 재고를 적극 촉구하고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강원자치도를 포함한 지방자치단체들과 화상회의에서 국립대병원 중심의 역량 강화가 필수의료 기반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복지부는 화상회의에서 국립대병원에 전체 예산의 30%에서 최대 44%까지 배정하는 방안을 지침으로 내렸다. 

이에 강원자치도와 지역 의료계는 국립대병원 중심의 예산 배분 구조로는 광범위한 지역을 포괄하는 필수의료 체계를 구축하기 어렵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도내의 경우 지리적 특성상 의료 접근성이 취약한 지역이 많아 일부 대형 의료기관만으로는 현장의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도는 일률적인 예산 배정 기준이 지역 간 균형을 반영하지 못하고 의료기관 간 기능 분담을 제약해 결과적으로 지역 의료 기반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에 영서 북부·남부·영동 등 3개 권역별로  1·2차 의료기관까지 포함해 다양한 의료기관이 참여해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필수의료 체계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도내 의료기관들도 기준의 합리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측은 환자 규모와 실제 기여도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경우 지역 의료체계 전반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관계자는 “특정 기관 중심의 지원만으로는 지역 의료 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면서 “국립대병원과 동등한 위치에서 권역책임의료 기관에 선정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라고 했다.

최병갑 강원도 공공의료과장은 “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사업임에도 현재 방식으로는 현장의 여건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며 “사업 설계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도와 지역자치단체, 지역 의료기관 등의 반발이 거세자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지역 주도의 자율적인 배분 방식과 관련 재정 운용과 실행 가능성 측면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지역 현장의 문제 제기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으며, 이를 반영해 균형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이은호기자 leho@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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