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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프리즘]이란전쟁은 도대체 언제 끝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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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2부제는 언제나 풀릴까? 이 질문에 답한다는 것은 도무지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의 마음을 읽는 것인데, 아마도 점쟁이에게 물어보는 게 더 나을지 모른다. 그나마 답을 찾을 근거는 양측의 ‘군사력’ 비교보다는 ‘전쟁 비용’을 따져 보는 것이다.

항공모함을 이동시킨 것에도 막대한 비용이 들고, 공중급유기 추락, 이란에 의해 격추된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와 A-10 썬더볼트 II 공격기 가격 등을 고려하면 미국은 이미 약 250억~350억 달러(한화 약 50조 원)에 가까운 비용을 쏟아부은 것으로 추정된다. 막판 협상을 위해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동원한 해병대 등 7천여 명을 포함해 미군은 중동에 약 5만 명 정도 주둔하고 있다. 이들이 하루에 소모하는 비용만 해도 약 10억 달러, 즉 하루 1조5천억 원에 달한다.

오랜 경제 제재로 비참할 정도의 경제 상황에 놓인 이란 정부가 전쟁에 투입할 재원은 보잘것없는 수준이다. 그런데 이란으로서는 값싼 비용을 지불하여 연명할 수 있는 길이 있다. 드론 한 대의 가격은 수천만 원에 불과하고, 지하에 숨겨 놓은 재래식 미사일을 사용하면 된다. 미국이 이를 요격하기 위해 사용하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400만 달러(약 60억 원)를 넘는다. 이란은 정면 대결보다는 저비용 공격을 활용하고, 혁명수비대의 부족한 전력을 후티 등 대리 세력을 통해 보완하며 중동 지역의 전쟁에서 버티고 있다.

이란전은 상대방이 치르는 비용을 크게 만들어 더 못 버티게 하는 ‘비용 전가 전략(cost imposition strategy)’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 이란 입장에서는 서둘러 모든 무기를 동원해 총력으로 공격할 필요도 없다. 미군이 화력을 집중해 이란을 초토화시킨다 하더라도 산악지대에 숨어 버티는 이란 혁명군을 진압하려고 지상군을 투입하는 순간, 값비싼 미군의 목숨을 각오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미국이 최첨단 무기를 총동원하더라도 ‘한 문명을 석기시대로 돌리는 것’은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주기적으로 선거를 치러야 하는 민주국가 미국과 비민주적 전제주의 국가 이란의 국내 정치 구조 차이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미 30%대로 떨어졌고, 전쟁에 대한 피로감을 느낀 미국 국민들 사이에서 반전 여론도 커지고 있다. 반면 이란은 언론을 장악해 미군에게 승리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으며, 지금도 많은 국민들이 이를 믿고 반미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이 전쟁은 도대체 언제 끝날까’라는 질문에 대해 2부제를 시행하고 있는 우리만큼 절실한 나라는 없을 것이다. 그 답은 비용을 ‘더 많이’ 감당할 수 있는 쪽이 아니라 ‘비용을 더 이상 감당할 의지가 없는 쪽이 먼저 멈춘다’는 것이다. 미국은 경제로 보면 충분히 버틸 수 있다. 문제는 숫자가 아니라 정치다. 정치는 곧 시간이다. 수십조 원이 매달 사라지는 상황을 미국 여론이 얼마나 오래 감수할 수 있을까가 답을 찾는 방법이다.

종전 협상을 둘러싼 마지막 기싸움 속에서 2주 시한이 임박할 때 또 한 번 으르렁거릴 것이다. 그러나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인 이란의 핵무기 포기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공식적이고 명확한 종전 선언 없이 서서히 장기전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양국 모두 국내 여론을 의식해 ‘자신들이 이겼다’고 주장하겠지만 말이다. 이스라엘 네타냐후가 시작한 이번 전쟁은 엉뚱하게도 중동에 대한 통상 의존도가 높은 일본, 그 다음 한국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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