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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화합’의 합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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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남원 기자

인제군 인제읍에는 내린천과 인북천이 만나 소양강을 이룬 명승지 ‘합강정’이 있다. ‘내린천’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하천이고 ‘인북천’은 이북 금강산 온정리에서 발원해 인제까지 이어진다. 두 물줄기가 만나 소양강을 이루는 합강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합해진 물이 한강을 거쳐 서해 바다까지 흐르니, 화합(和合)의 명소다. ▼과거 합강에서는 한양까지 뗏목이 운행됐다. 울창한 백두대간에서 출발한 북한강 뗏목이 춘천과 북한강을 거쳐 열흘 안팎에 서울 마포나루에 이르렀다. 합강리 배터에는 뗏꾼들과 목재상들이 넘쳐났고, 주변에는 주막이 운영되는 등 물류 이동과 경제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지금도 합강은 인제의 상징이다. 지역 향토문화축제는 ‘합강제’이고, 인제군정 소식지 이름은 ‘합강소식’이다. ▼이세억 현감 재직 시인 숙종 2년(1676년)에 건립된 합강정은 인제에서 가장 일찍 세워진 누각형 정자 건물이지만 역사의 풍파에 시달렸다. 화재 등으로 소실돼 영조 32년(1756년)에 중수됐고, 1865년에 6칸 건물로 다시 지어졌다. 6·25전쟁 때 소실돼 1971년 합강나루터에 누각으로 신축됐다. 현재의 합강정은 1996년 국도확장공사에 의해 철거된 것을 1998년 복원한 것이다. 박성원은 ‘광암집’에서 “영서지방에서 기이함을 뽐내는 곳은 오직 이 정자로, 범파정과 소양정보다 뛰어나다”고 극찬했다. ▼두 물줄기를 한데 모으는 합강의 화합이 필요한 시기다. 8일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들어가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국제 정세는 불안하다. 유가를 비롯해 나프타 수급 우려로 각종 포장재 원료 부족 및 가격 상승이 현실화되고 있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방선거를 50여일 앞둔 현재 여야 간 화합은커녕 같은 당 내에서도 불협화음이 들려오고 있다. 이 같은 갈등 양상이 작은 지역사회에서는 선거 이후에도 계속될 것 같아 걱정이다. 평화와 화합의 정신은 현대사회 갈등을 치유하는 중요한 시대적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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