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내 한 카페에서 일하는 양모(33)씨는 지난달 극심한 복통에도 진통제를 먹고 출근했다. 양씨는 사업주에게 하루만 쉬게 해달라고 했지만 대체 인력을 직접 구해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양씨는 “몸이 아프면 눈치 보지 않고 쉴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유급 병가까지는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테리어 업체에 근무하는 박모(39)씨도 12년 동안 마음 편히 쉬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박씨는 “직원이 2명 뿐이라 내가 쉬면 다른 사람이 일을 떠안게 된다”며 “응급실에 갈 정도로 위급하지 않다면 사실상 쉴 수 없는 환경”이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강원도내 5인 미만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중 상당수가 병가 또는 연차 휴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장 현장 상황과 눈치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은데 휴식권 등이 보장되는 법이 마련되지 않아 '사각지대'에 놓이면서 이같은 문제가 더욱 심화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강원도내 5인미만 사업장 근로자는 26만6,361명(2024년 통계청 기준)에 달한다.
이들의 경우 근로기준법상 유급 휴가, 유급 병가,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 수당, 해고 제한규정,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등 주요 규정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에 모든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이 요구되고 있지만 정부의 구체적인 로드맵이 없는데다 영세 사업주의 반발이 높아 사회적 논의도 제자리걸음이다.
도내 소상공인들은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가 자칫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극상 강원도소상공인연합회장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한 상황에서 근로기준법까지 확대 적용되면 소상공인들의 부담은 더욱 커진다”며 “경기 회복을 통해 소상공인이 인력을 더 고용해 휴식권을 보장할 수 있는 여건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노동계는 노동법 사각지대를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남순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장은 “사업장 규모에 따라 법 적용을 일부 제외받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며 “중소기업, 영세업장이 많은 도내 산업환경 특성상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에게도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하는 논의가 본격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