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덕의 풍력발전기 화재 현장에서 최근 작업자 세 명이 목숨을 잃는 비극이 발생했다. 이번 참사는 단순한 개별 사고를 넘어, 신재생 에너지라는 미명 아래 가려져 있던 풍력발전 설비의 처참한 안전 관리 실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특히 산악 지형이 많은 강원 지역의 경우, 노후화된 발전기가 방치되고 소방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제2, 제3의 참사는 물론 대형 산불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그 어느 때보다 높게 울리고 있다. 강원자치도 내 풍력발전 설비 현황을 보면 우려는 현실로 다가온다. 인제군 용대리의 사례처럼 설비 고장과 부식으로 가동이 중단된 채 산등성이에 흉물처럼 서 있는 발전기들이 적지 않다. 문제는 이들이 강풍, 폭우, 낙뢰 등 자연재해에 상시 노출되어 있음에도 별도의 유지·관리 조치 없이 버려져 있다는 점이다.
가장 심각한 대목은 제도적 허점이다. 현행 소방법상 풍력발전기는 소방시설 설치 의무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수십m 높이의 타워 위에서 회전하는 발전기 내부에는 가연성 윤활유와 전기 설비가 가득하지만, 화재 경보기나 소화 설비 설치가 강제되지 않는다. 화재가 나도 초기 진압은커녕 인지조차 늦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강원자치도의 풍력단지들은 대부분 험준한 산악 지형에 위치해 있어, 소방차의 접근이 어렵고 강한 바람을 타고 불씨가 번질 경우 속수무책으로 대형 산불로 확산될 위험이 크다. 강원자치도 지역 내 20년 이상 된 노후 풍력발전기는 38기에 달한다. 기계 장치인 풍력발전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마찰에 의한 열 발생과 부품 마모가 심해져 화재 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그럼에도 하자보증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혹은 경제성이 떨어진다며 수리와 점검을 등한시하는 사업주들의 안전불감증은 위험을 키우는 주범이다. 지자체가 뒤늦게 안전 점검 강화에 나섰지만, 이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국회와 정부가 움직여야 한다. 우선 풍력발전기를 소방법 적용 대상에 포함시켜 화재 감지 및 자동 소화 설비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 또한, 설계 수명이 다하거나 가동이 중단된 설비에 대해서는 강제적인 정밀 점검과 철거, 혹은 단계적 교체를 명시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 에너지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노동자의 생명이 담보되거나 주민의 안전이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에너지는 결코 ‘클린(Clean)’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