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4주 차에 접어든 21일(현지시간)에도 중동 전역에서 무력 충돌이 이어졌다.
미국의 중동 추가 파병 계획이 전해진 가운데, 이란은 보복 공격 대상을 중동 밖 전 세계 관광지로까지 넓힐 수 있다고 위협하며 긴장을 끌어올렸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미 당국자 3명을 인용해 미군이 중동에 해병대와 해군 병력 수천 명을 추가 파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한 당국자에 따르면 미 상륙강습함 복서호와 2천500명 규모의 해병 원정대, 호위 군함 등은 예정보다 약 3주 앞당겨 미국 서부 해안을 출발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간 지상군은 보내지 않겠다고 공언해왔지만, 이번 증파가 대이란 전쟁에서 해병대 병력의 지상 배치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CBS 방송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대한 지상군 투입 가능성에 대비해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전장에서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공방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졌다. 전날 이스라엘군은 이란 수도 테헤란과 중부 지역에 두 차례 대규모 공습을 가해 무기 제조 시설과 탄도미사일 발사대 등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테헤란의 정부 시설을 겨냥한 공습으로 알리 모하마드 나이니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대변인이 사망했다고 IRGC가 확인했다.
이스라엘은 시리아로도 공격 범위를 넓혔다. 시리아가 소수민족인 드루즈족을 공격했다는 명분을 내세워 시리아 내 기반 시설을 타격했다.
이란의 반격도 거세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란이 인도양의 미국·영국 합동 군사기지인 디에고 가르시아를 향해 중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당국자들에 따르면 1발은 비행에 실패했고, 나머지 1발에 대해서는 미국 군함이 요격 미사일을 발사했다. 실제 요격 성공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비록 미사일이 기지를 타격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발사는 이란이 중동 밖에서도 미국의 이익을 위협하려 했다는 점에서 중대한 시도로 평가된다.
이란군은 보복 위협의 수위도 한층 높였다. 군 당국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직자, 군 지휘관들을 군사 시설뿐 아니라 중동 이외 지역의 관광지까지 추적해 응징하겠다고 경고했다. 아볼파즐 셰카르치 이란군 수석대변인은 전날 국영TV 성명을 통해 “이제부터 전 세계의 산책로와 리조트, 관광지, 위락시설 어디도 당신들에게는 더 이상 안전한 곳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을 향한 미사일 공습도 이어졌다. 전날 정유시설이 있는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에서는 화재가 발생했고, 예루살렘에는 요격 파편이 떨어졌다. 이날 새벽에도 이란은 미사일 공습을 재개했다.
중동 각국도 방어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는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요격했다고 밝혔고, 바레인과 UAE는 공격 발원지로 이란을 지목했다. 이라크에서도 공항과 미국 외교 시설을 겨냥한 드론 공격이 이어지며 화재가 발생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전쟁은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난타전 양상으로도 번지고 있다. 18일 이스라엘의 이란 가스전 공격 이후 에너지 인프라가 주요 표적으로 떠오른 가운데, 쿠웨이트의 정유 시설은 이틀 연속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 쿠웨이트 국영석유회사(KPC)는 미나 알아마디 정유단지가 20일 새벽 드론 공격을 받아 여러 유닛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일부 피해 시설의 가동을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양측 지도부는 이날 나란히 전쟁 관련 메시지를 내놨다.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노루즈 신년사를 통해 항전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민생 안정과 부의 창출은 경제 전쟁의 핵심 방어선”이라며 올해를 ‘국가통합과 국가안보 아래 저항 경제를 구축하는 해’로 규정했다.
다만 미·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다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여전히 직접 모습을 드러내거나 육성 메시지를 내지 않고 텔레그램과 국영 언론을 통해 간접 입장만 내놓고 있어, 신변 이상설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대이란 군사작전 축소 가능성을 언급해 미국이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낳았다. 그는 이날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이란의 테러 정권에 대한 중동에서의 대규모 군사적 노력을 점차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군사적 목표 달성에 매우 근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말 그대로 상대방을 초토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휴전하지는 않는다”며 이란과의 휴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작전 축소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도 공개적으로는 강경 기조를 유지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