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강원대 의대 파격 증원, 지역 의료 회생 기회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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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특별자치도 의료 환경에 거대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2027~2031학년도 의대 정원 배정안’에 따르면, 강원대 의과대학의 정원이 현재 49명에서 내년도(2027학년도) 88명으로 늘어난다. 이는 전국 최대 수준의 증원 폭으로, 만성적인 의료 인력난에 시달려 온 강원 지역사회로서는 일단 환영할 만한 일이다. 특히 이번 증원분이 전량 ‘지역의사전형’으로 선발된다는 점은 지역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읽힌다. 그동안 강원자치도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와 원정 진료가 일상화된 의료 취약지였다. 국립대인 강원대와 충북대의 정원을 100% 가깝게 파격적으로 확대한 것은 거점 국립대를 중심으로 지역 완결적 의료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현실적인 판단에 근거한다. 인구 대비 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모자란 상황에서, 단순히 숫자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해당 지역에서 교육받고 정착할 의사를 뽑는 ‘지역의사제’ 도입은 지역 의료 사각지대를 메울 핵심 열쇠다.

하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험난하다. 가장 먼저 우려되는 대목은 교육 현장의 수용성이다. 교육부는 심사 결과 증원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으나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단기간에 정원이 두 배로 불어날 경우 강의실, 실습실 등 물리적 공간 부족은 물론이고, 학생들을 가르칠 기초의학 및 임상 교수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 준비되지 않은 증원은 의학 교육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지역민이 믿고 찾을 수 있는 의료 서비스의 신뢰도 저하로 귀결될 위험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지역의사제’의 실효성을 담보할 법적·제도적 장치가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 지역의사전형으로 선발된 인재들이 면허 취득 후 일정 기간 지역에 의무적으로 근무하도록 강제하더라도, 이들이 수련 기간이 끝난 후 수도권으로 이탈하는 것을 막을 근본적인 유인책이 미흡하다면 이번 증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 지역 내 수련 병원의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지역 의사들이 자부심을 느끼며 진료에 전념할 수 있는 정주 여건과 보상 체계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그리고 의료계와의 갈등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정원 배정은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정부는 대학에 정원만 던져줄 것이 아니라, 의학 교육 인프라 확충을 위한 대대적인 예산 지원과 함께 의료계와의 진정성 있는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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