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중동 쇼크, 실물경제 충격 최소화 대책 마련을

도내 일부 수출 기업, 이미 물량 잠정 보류
긴장 고조될수록 국제 유가 상승 불가피
정부·지자체, 공동 물류 지원 확대 나설 때

중동발(發) 전운이 짙어지면서 강원특별자치도 경제의 새로운 활로로 떠올랐던 중동 수출길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이은 이란의 반격으로 전선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되면서 그간 공을 들여 온 도내 수출 기업들의 앞날에 검은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이는 단순한 지정학적 위기를 넘어, 가뜩이나 글로벌 보호무역주의로 고전하던 강원자치도 실물경제에 치명적인 충격이 될 수 있다. 최근 강원자치도 내 중소기업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여파로 미국 시장 개척이 불투명해지자 그 대안으로 중동 시장에 사활을 걸어 왔다. 그 결과는 수치로 증명되었다.

지난해 도내 175개 중소기업이 중동 16개국 시장을 뚫었으며, 전체 수출 기업의 16.1%가 이 지역에 포진해 있다. 수출액 또한 2억5,667만 달러로 전년 대비 무려 68.9%나 급증하며 2021년 대비 2배 이상의 성장을 이뤄냈다. 특히 의료용 전자기기, 화장품, 면류 등 고부가가치 품목과 K-소비재가 선전하며 강원자치도 수출의 질적 성장을 견인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의 파급력은 더욱 뼈아프다.

현장의 위기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2026 두바이 월드헬스 엑스포’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2,167만 달러의 수출 계약 성과를 올렸던 의료기기 업체들은 계약 지연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일대 매출 비중이 높은 지역 대표 기업들 역시 물류 마비와 대금 결제 차질이라는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심지어 강원한우는 이란의 공습으로 하늘길이 봉쇄되며 이달 수출 물량이 잠정 보류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가장 큰 문제는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이다.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될수록 국제 유가 상승은 불가피하며, 이는 곧바로 원자재 가격 및 물류비 폭등으로 이어진다. 수출 기업들에게 물류비 상승은 채산성 악화를 의미하며, 하늘길과 바닷길이 막히는 물리적 차단은 기업의 존립을 흔드는 결정타가 된다.

또한, 금융권의 계좌 동결이나 대금 수금 차질은 중소기업의 자금줄을 마르게 하여 ‘흑자 도산’의 공포를 키울 수 있다. 정부가 중소·벤처기업 피해 대응 TF를 가동하고 금융위원회를 통해 13조3,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다. 하지만 지원 대책이 현장의 온도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보다 세밀하고 신속한 집행이 뒷받침돼야 한다. 단순히 자금을 빌려주는 차원을 넘어, 고금리에 허덕이는 기업들을 위한 실질적인 금리 감면과 만기 연장 등 맞춤형 금융 백신이 필요하다. 강원자치도와 유관 기관도 정부 대책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지자체 차원의 ‘비상 수출 상황실’을 내실 있게 운영해야 한다. 물류에 난항을 겪는 기업들을 위해 대체 운송 수단을 확보하거나 공동 물류 지원을 확대하는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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