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통합 강원대학교’, 고등교육 혁신의 이정표 돼야

강원특별자치도 교육 지형의 거대한 변화를 예고했던 강원대학교와 국립강릉원주대학교의 통합 프로세스가 마침내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1일, 두 대학은 ‘통합 강원대학교’라는 하나의 이름 아래 공식 출범하며 춘천, 강릉, 원주, 삼척을 잇는 이른바 ‘4개 권역 멀티캠퍼스’ 시대를 열었다. 재학생 3만명, 교수진 1,400명 규모의 거대 국립대학이 탄생한 것은 단순한 외형적 확장을 넘어,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 대학과 지역 사회가 어떻게 공존의 해법을 찾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중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번 통합의 핵심은 ‘1+4 행정 체제’와 ‘캠퍼스별 특성화’에 있다.

1명의 총장이 전체를 총괄하되, 4명의 캠퍼스 총장이 각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해 학사와 운영을 책임지는 구조는 중앙 집중의 효율성과 지역 밀착의 자율성을 동시에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각 캠퍼스를 정밀의료(춘천), 신소재·해양바이오(강릉), 액화수소·에너지(삼척), 반도체·디지털헬스케어(원주) 등 지역 전략 산업과 연계해 특성화하겠다는 구상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이는 대학이 학문의 상아탑에 머물지 않고 지역경제의 심장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그러나 거대 통합 대학의 출범이 곧 성공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이제 막 첫발을 뗀 통합 강원대 앞에는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우선, 형식적인 통합을 넘어선 ‘질적 융합’이 시급하다.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를 가진 두 대학이 물리적으로 합쳐졌다고 해 곧바로 시너지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학사 조직이 20개 학부, 154개 학과로 대대적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구성원 간의 갈등이나 소외감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지·산·학 협력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캠퍼스별 특성화 전략이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지역 산업체와의 유기적인 연결고리가 필수적이다. 대학이 배출한 인재가 지역 기업에 취업하고, 그 인재가 다시 지역 산업을 혁신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돼야 한다.

지역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고도 세계적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은 화려한 인프라가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와 ‘지속 가능한 정주 여건’에서 완성된다. 더 나아가 행정 효율화와 예산의 투명한 집행이다. 10처 1국 10본부 33과라는 방대한 행정 조직이 관료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신설된 ‘대학혁신전략실’은 단순한 기획 부서가 아니라 캠퍼스 간 중복 투자를 방지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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