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발언대]기후위기 시대, 신속하고 체계적인 산불 대비

최영균 태백국유림관리소장

◇최영균 태백국유림관리소장.

2022년 여름이 막 시작할 무렵인 5월 31일 밀양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72시간이 넘도록 타올랐던 밀양 일대 산불은 산림 약 760㏊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2025년 2월 산림청에서 발간한 '산불통계연보'에 따르면 2024년 발생한 산불은 모두 279건이다. 이 중 89건(32%)는 산불조심기간이 아닌 시기에 발생했다. 산림청은 이 통계자료를 '산불의 연중화가 심화'하고 있는 근거로 판단하고 있다.

지금까지 산불 피해는 대부분 봄철에 발생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이상기후 영향으로 언제든 산불이 발생할 수 있는 지금, 산불 대응의 핵심은 신속성이다.

산불 대응의 성패는 초기 대응 속도에 달려있다. 초기 10분, 30분의 대응이 피해규모를 좌우한다. 수십년간 가꿔온 산림을 삽시간에 집어 삼키는 산불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산불취약지역 감시체계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위성․드론․산불감시카메라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한 다중 감시시스템을 구축하고, AI 기반 실시간 산불확산 예측 기술로 산불의 행태를 예측해 미리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진화인력과 장비의 전진배치도 필요하다.

신속성에 더해 유관기관 간 협력체계가 공고해진다면 보다 효율적인 산불대응이 가능하다. 산불은 한 기관만의 문제가 아니다. 산림청, 지방정부, 소방, 경찰, 군 등이 유기적으로 움직일 때 비로소 효과적인 산불 대응이 가능하다. 평상시 역할을 명확히 하고 반복 훈련을 통해 산불 발생 시 즉시 가동되는 산림청 중심의 현장통합 지휘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준비된 매뉴얼과 반복된 훈련은 위기 상황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예방활동은 산불 대응의 또 다른 핵심이다. 숲가꾸기로 산림 연료량을 줄이고, 위기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임도를 정비하고 산불취약지역 내 인화물질을 미리 제거하는 등 산림관리활동은 산불확산을 늦추는 가장 기본적이고 확실한 방법이다. 농업 부산물 소각을 줄이기 위한 지원사업 확대, 입산자 실화 예방 홍보, 주민 참여형 감시 활동 역시 산불을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산림은 우리 삶을 지탱하는 소중한 자산이자 미래 세대에 물려줄 유산이다. 평소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조금만 더 준비를 한다면 삶의 터전이자 소중한 유산인 숲을 보전할 수 있다. 기후위기 시대의 산불대응은 선택이 아니다. 산불 없는 안전한 대한민국, 오늘의 관심과 준비가 출발의 신호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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