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정신적 근간, 사직단의 가치를 재정립해야 한다. 세계를 열광시키는 우리나라 사극 속에서 신하들이 외치는 "종묘와 사직을 보존하시옵소서!"라는 대사에서 '사직'은 바로 사직단(社稷壇)을 의미한다. 종묘가 역대 왕과 왕비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라면, 사직단은 왕이 다스리는 땅을 관장하는 사신(社神)과 곡식을 관장하는 직신(稷神)에게 제사를 지내는 제단이다. 농경 사회에서 땅과 곡식은 곧 국가의 근본이었기에, 사직단은 백성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국가의 최고 성역(聖域)이었다.
이처럼 종묘와 사직은 국가의 정통성을 이어가는 정신적 근간으로 임금과 왕족, 관련 직무를 맡은 자들만이 출입할 수 있는 중요한 장소였다. 심지어 종묘에서 제사를 지내지 못하는 상황이 생겨도 사직단에서는 반드시 제사를 지내도록 할 만큼, 그 격은 종묘보다 우위에 있었다.
강원도의 유일한 사직단이라는 상징성도 있다. 우리나라 사직제도는 삼국시대부터 연원이 확인된다. 고려시대에는 유교적 통치이념을 강조했던 성종이 사직을 제도화했고, 조선은 건국 직후 전국 주·부·군·현의 행정 단위마다 사직단을 세우고 제사를 지내도록 했다. 1395년(태조 4) 왕명에 따라 세워진 삼척 사직단은 오랫동안 그 기능을 유지해 왔으나, 안타깝게도 일제 통감부의 칙령으로 1907년에 폐지되었다. 조선 후기 전국적으로 3백여 개가 넘는 사직단이 있었으나, 현재 전국에서 발굴 보존되고 있는 지방 사직단은 14곳에 불과하며, 강원도에서는 삼척시가 유일하다.
축소 복원된 삼척 사직단은 원형 규모의 복원 시급하다. 현 삼척 사직단은 1995년 발굴 조사와 고증을 거쳐 1998년에 복원되었으나, 아파트 건설로 인해 원터에 복원이 불가능해지자 현재의 자리로 이전하여 축소 복원되었다. 원터를 발굴하여 원형에 대한 자료조사가 잘 갖추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아파트 뒤편에 세워진 축소된 형태의 사직단은 지역 주민의 큰 아쉬움을 사고 있다.
더욱이 삼척 사직단은 전국 14개 지방 사직단 중 강원도에서 유일하게 원형이 확인된 사직단이라는 점에서 그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원 과정에서 크게 축소되었고, 지금까지 문화재로 지정되지 못하고 사실상 방치되어 왔다는 것은 문화유산 정책의 미흡함을 드러낸다.
강원도와 전문기관은 즉시 나서야 한다. 삼척 사직단은 단순한 옛터가 아니라, 조선왕조의 통치이념과 농경사회의 정신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귀중한 국가유산이다. 우리는 삼척 사직단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새롭게 정립하고, 강원도를 대표하는 사직단으로 널리 알려지게 해야 할 책임이 있다.
현재 원 사직단터에 아파트가 들어서 있어 옛 자리에 원형 복원이 어려운 만큼, 이에 대한 대안으로 가장 적합한 인근 자리를 찾아 원래 수준으로 원형 복원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이를 위해 강원도와 전문기관은 다음의 조치를 즉시 이행해야 한다. 먼저, 삼척사직단 발굴보고서와 《국조오례의》 등의 문헌을 참고하여 원형 복원을 위한 정밀한 고증과 종합 정비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둘째, 도기념물로 지정하여 삼척 사직단의 역사적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보존·관리의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삼척 사직단을 제모습대로 복원하는 것은 강원도의 역사적 유산을 시각화함으로써 K-컬펴의 바탕이 되는 문화유산의 가치를 시대와 공유하는 일이다. 강원도의 유일한 사직단이자 원형이 확인된 귀중한 유산인 삼척 사직단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투자를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