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책]소멸 위기 농촌, ‘사람’에게서 희망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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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활동가 김기업…신간 ‘농촌, 현장에서 찾은 미래’출간
- 관 주도 개발 넘어 주민과 함께 땀 흘린 '1박 2일'의 기적

책상 위 정책이 아닌, 흙먼지 날리는 현장에서 농촌의 살길을 모색해 온 20년의 기록이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정책기획자이자 현장활동가인 김기업 박사가 ‘농촌 현장에서 찾은 미래’를 상재했다. 이 책은 강원특별자치도와 강원일보가 2007년부터 추진한 ‘도농상생프로젝트(농도상생프로젝트)’의 뿌리가 된 ‘농촌사랑농도상생포럼’의 활동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농촌 지역개발의 변화와 미래 비전을 담고 있다. 저자는 주말을 반납하고 200여 곳의 농어촌 현장을 찾아다니며, 주민과 전문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역의 고유한 발전 전략을 모색해왔다.

◇ 2008년 횡성군 상동리 삼수원마을에서 진행된 ‘도농상생프로젝트’ 프로그램 모습. 강원일보 DB

저자의 이력은 독특하다. 대학에서 지질학을 전공하고 1991년 한국농어촌공사에 지질직으로 입사한 그는 2003년, 농촌지역개발 업무가 국내에 처음 도입되던 시기에 우연히 관련 업무를 맡게 되었다. 잠시 거쳐 가는 자리라 생각했던 그곳은 그의 운명이 되었고, 이후 청와대 행정관, 대통령 직속 위원회, 중앙부처 자문위원 등을 거치며 명실상부한 농촌 지역개발 전문가로 자리매김했다. 이 책은 지질학도가 어떻게 농촌의 희망을 캐내는 전문가로 변모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가 견지해 온 ‘현장 중심’ 철학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2011년 강원일보 강당에서 열린 ‘도농상생프로젝트 보고회 및 초청특강’ 모습. 강원일보DB

이 책이 주목하는 핵심은 관 주도의 획일적인 개발 방식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다. 저자는 ‘농촌사랑농도상생포럼’을 통해 강원도 산골 오지부터 남도의 낯선 땅까지 전국을 누볐다. 특히 전문가들과 함께 마을에서 ‘1박 2일’간 숙식하며 주민들과 토론하는 방식을 고수했다. 이러한 활동은 주민들의 잠재력을 깨우고 전문가들의 재능 기부(프로보노)를 이끌어내며, 진정한 의미의 ‘집단지혜’와 ‘거버넌스’를 실현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책에는 화려한 성과뿐만 아니라, 매달 주말마다 가정을 비워야 했던 저자의 인간적인 고뇌와 가족에 대한 미안함도 담겨 있어 울림을 준다. 저자는 “농촌의 문제는 현장에 있고, 그 해답 또한 현장의 사람들에게 있다”는 믿음으로 써 내려간 이 기록이, 농촌 소멸의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길을 찾는 후학들에게 나침반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도서출판 문예당 刊, 243쪽, 1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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