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김병기 "재심 신청 않고 떠날 것…최고위서 제명 확정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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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에게 마음에 짐이 된다면 제가 온전히 짊어지고 가야 한다 생각"
국회서 기자회견 열고 당 윤리심판원의 제명 처분 등에 대한 입장 밝혀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리심판원의 제명 처분 결정 등 그간의 심경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1.19 사진=연합뉴스

속보=공천헌금 수수 등 각종 비위 의혹으로 당 윤리심판원에서 제명 처분을 받은 김병기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재심 신청을 하지 않고 당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로 인해 당 안에 이견이 생기고 동료들에게 조금이라도 마음에 짐이 된다면 그 부담만큼은 제가 온전히 짊어지고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허허벌판에 홀로 선 심정"이라면서도 "모든 일은 제 부족함에서 시작됐다. 국민과 당에 드린 실망을 깊이 새기고 있다"고 사과한 뒤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다만 "제명당하더라도 스스로 당을 떠나는 선택은 하지 않겠다고 말해왔다. 그 입장은 지금도 같다"고 사실상 자진 탈당에는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제가 재심을 신청하지 않은 상황에서 제명 처분을 한다면 최고위원회의 결정으로 종결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당에 요청했다.

민주당 당헌·당규상 현직 의원에 대한 제명 처분 절차 중 하나인 의원총회(재적 과반 찬성)를 거치지 않고 자신의 제명 절차를 마무리해달라는 취지다.

김 의원은 "굳이 의원총회 추인을 거치면서 선배, 동료, 후배 의원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마음의 부담을 지우고 싶지 않다"며 "비록 지금 제가 억울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랑하는 동료 의원들께 같이 비를 맞아 달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언론을 향해 정황·추측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며 "충실히 조사받고 관련 증거를 모두 제출해 무죄를 입증할 것이다. 실체적 진실은 반드시 드러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디에 있든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며 "모든 의혹을 온전히 씻어내겠다. 다시 돌아와 인사드리고 더 낮은 자세로 국민과 당을 위해 일하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날 회견 후 재심 청구에 대한 입장 변화 이유, 지도부와의 교감 여부 등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윤리심판원의 제명 처분 결정 등 그간의 심경에 관한 입장을 밝히며 사과하고 있다. 2026.1.19 사진=연합뉴스

앞서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지난 12일 공천 헌금 수수 등 의혹에 휩싸인 김 전 원내대표의 제명을 결정했다.

한동수 윤리심판원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심판원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징계시효 완성 여부와 사안 중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명 처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당규상 징계에는 △제명 △당원 자격정지 △당직 자격정지 △경고 등이 있다.

김 의원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동작구의원으로부터 공천 헌금을 받았다는 의혹과 2022년 배우자 이 모 씨가 조모 전 동작구의원의 업무추진비 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 강선우 전 민주당 의원 공천 헌금 수수를 묵인했다는 의혹을 비롯해 차남 숭실대 편입 개입 의혹과 쿠팡 측과의 고가 식사 논란,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 수수, 공항 의전 요구 논란, 장남 국가정보원 업무에 보좌진 동원 논란, 지역구 병원 진료 특혜 등 13건의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달 30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했다.

한 위원장은 "징계 시효가 완성된 부분은 징계 양정에 참고가 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이고, 징계 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수개의 징계 사유만으로 제명 처분에 해당한다는 심의 결과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당규에는 징계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3년이 지나면 징계하지 못한다고 규정돼있다.

이에 2020년 공천 헌금 의혹과 배우자 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 차남 숭실대 편입 개입 의혹 등의 징계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윤리심판원은 징계 시효가 남아있는 의혹만으로 제명 처분을 의결했다.

한 위원장은 징계 사유에 대해 "보도된 대로 대한항공, 쿠팡 등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숙박권 수수와 쿠팡 측과의 고가 식사 논란은 지난해 발생한 사건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리심판원의 제명 처분 결정 등 그간의 심경에 관한 입장을 밝힌 뒤 퇴장하고 있다. 2026.1.19 사진=연합뉴스

한편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7시부터 김 의원 부인의 '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적 사용' 의혹에 대해 동작구의회와 조 전 구의원의 사무실 및 주거지 등 3곳을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적인 재수사에 착수했다.

김 의원 부인 이모씨는 2022년 7∼9월 조 전 구의원의 업무추진비 법인카드를 받아 사적으로 유용한 의혹을 받는다.

경찰은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이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를 벌였지만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했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은 동작서에 연줄이 있다는 전직 보좌직원과 전직 금융공기업 인사 등을 동원해 해당 구의원의 경찰 진술조서를 받아본 의혹이 불거졌다. 당사자는 부인하지만, 당시 윤석열 정부 여당의 경찰 고위간부 출신 의원을 통해 사건을 맡은 동작경찰서장에게 수사 무마 청탁을 했다는 의혹 역시 제기됐다.

김 의원의 전직 보좌관들은 지난해 11월 경찰에 낸 진술서에서 이런 정황 탓에 경찰이 제대로 된 조사 없이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재수사에 나선 경찰은 김 의원 측에 진술조서를 유출한 것으로 의심받는 당시 동작서 팀장을 최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바 있다.

경찰은 이날 법카 의혹 등 김 의원의 비위를 제기한 전 보좌관 김모씨도 김 의원의 통신비밀보호법 등 위반 혐의 고소인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이는 김 의원이 불법으로 입수한 보좌진들의 텔레그램 대화 내역을 페이스북 등에 공개해 명예가 훼손됐다는 취지의 사건이다.

김씨는 오전 9시 50분께 조사실에 들어서며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은 징역형으로 굉장히 큰 사건"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김경 서울시의원의 공천 헌금 의혹 등을 고발한 서민민생대책위원위 김순환 사무총장도 불러 고발인 조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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