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과 의회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이 단순한 질문 앞에서 우리는 지금 인제군의 현실을 차분히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행정조직과 의회기구는 그 자체로 목적이 될 수 없으며, 주민의 삶을 지키고 개선하기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인제군의 행정 운영과 조직 개편 논의를 바라보며 이 기본원칙이 충분히 지켜지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인제군의 인구수는 2022년말 3만2,000명을 넘었던 수치에서 2025년말 기준 3만명 초반대로 감소했다. 세대수 역시 큰 변화없이 정체상태에 머물러 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재정 여건의 제약은 이미 모두가 체감하는 현실이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행정의 방향은 선택과 집중, 효율과 내실에 맞춰져야 한다는 데 이견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정조직 확대 논의가 반복되고 있다, 최근에는 2026년 6월3일 선거이후 행정조직을 현행 체계보다 확대하겠다는 구상까지 거론되고 있다. 조직 개편은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주민 삶의 불편을 해소하고 행정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조직 논리와 관성에 따른 결정인지는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
2023년 12월 인제군의회는 ‘인제군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과 ‘인제군 정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심도있게 검토한 끝에 본회의에서 부결한 바 있다. 이후 2024년 5월 임시회에서 동일 안건이 다시 가결되어 현재의 인제군의 행정조직 체계가 운영되고 있다. 그렇다면 그 이후 행정은 얼마나 달라졌는가. 주민의 민원처리 속도는 빨라졌는지,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있었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는 충분히 이루어졌는지 되묻게 된다.
현실적으로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조직 확대가 아니다. 생활속 불편을 정확히 듣고, 민원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처리해 주는 행정이다. 그러나 각종 공모사업 중심의 행정 운영이 반복되면서 사업에 조직을 맞추는 구조가 굳어지고, 그 과정에서 주민의견과 의회의 역할은 뒤로 밀리는 모습도 적지 않다. 공모사업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주민 필요보다 사업 자체가 우선되는 구조는 반드시 점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조직이나 의회기구는 주민이 있기에 존재한다. 인구가 줄고 예산규모가 한정된 상황에서 조직만 키우는 것이 과연 책임있는 행정인지, 조직진단과 개편 논의가 충분한 자료와 현장의견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행정의 편의가 아니라, 주민의 편익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
인제군의회에 몸담은 지 어느덧 16년째 접어 드는 시기가 되었다. 그동안 여러 차례의 조직 개편과 정책변화를 지켜보며 느끼는 점은, 지금이야말로 다시 원점에서 질문해야 할 시기라는 것이다. 행정은 주민을 위해 존재하는가, 의회는 주민의 대의기관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 남은 기간동안 인제군의회는 집행기관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책무를 더욱 충실히 수행해야만 한다.
집행기관 역시 과거의 관성과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 중심 행정으로 전환해야 한다. 과거의 습관만으로는 더 이상의 인제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행정과 의회는 분명하다. 주민이 있기에 존재한다. 이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다시 세울 때, 인제의 행정과 의회는 비로서 신뢰를 회복하고 지역의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