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출신 손흥민이 혼자 두 골을 넣으며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냈지만 마지막 관문인 승부차기에서 실축하며 결승 진출을 이끌지 못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 하루였다.
LAFC는 23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BC플레이스에서 열린 2025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 플레이오프 서부 콘퍼런스 준결승에서 밴쿠버 화이트캡스와 2대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대4로 패했다. 손흥민의 원맨 캐리에도 불구하고 시즌 여정은 멈췄다.
이날 LAFC는 전반 내내 밴쿠버의 거센 압박에 흔들렸다. 전반 39분 엠마누엘 사비에게 선제골을 내준 데 이어 추가시간에는 라보르다에게 쐐기골까지 얻어맞으며 0대2로 끌려갔다. 손흥민은 최전방에서 고립되는 장면이 반복됐고, 중원과 수비 라인의 불안까지 겹치며 LAFC 전체가 무기력한 흐름에 빠졌다.
하지만 후반 들어 경기는 손흥민의 무대로 바뀌었다. 후반 60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세 차례 연속 슈팅 끝에 만회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뒤집었다. 수비와 골키퍼 몸에 잇따라 막히는 난전 속에서도 끝내 공을 골문 안으로 밀어넣은 집중력이 돋보였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 존’에서 빛을 발했다. 그는 아크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특유의 감아 차는 오른발로 골대 상단에 꽂아 넣으며 극적인 동점골을 완성했다. 홈 팬들의 탄식과 원정 팬들의 환호가 뒤섞인 순간이었다.
벤쿠버는 블랙먼의 퇴장에 이어 할부니까지 부상으로 이탈해 9명으로 버텼다. LAFC는 수적 우위를 등에 업고 공세를 퍼부었지만 끝내 밴쿠버의 밀집 수비를 뚫지 못했다. 결국 승부는 승부차기로 향했다.
그리고 운명의 공이 손흥민 앞에서 멈췄다. 팀의 1번 키커로 나선 손흥민은 자신 있게 오른쪽 포스트를 겨냥했지만 공은 골대를 맞고 굴절되며 밖으로 나갔다. 이어 3번 키커 델가도마저 실축하면서 무릎을 꿇었다. 멀티골의 영웅이었던 손흥민의 얼굴에서는 아쉬움이 역력하게 묻어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