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집집마다 연탄을 갈고 아랫목을 데우던 ‘연탄문화’가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다. 에너지 전환정책 흐름 속 광업소가 문을 닫고 연탄을 쓰는 가정도 하나둘 줄면서 일부 연탄공장은 재정난을 버티지 못하고 따뜻함의 상징, 연탄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원주연탄은행에 따르면 연탄사용가구는 2021년 1,062가구에서 2025년 656가구로 5년 새 절반 가까이 줄었다. 매년 800~1,000가구를 지원하는 춘천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처럼 소비처가 줄자 강릉의 연탄공장이 지난 10월 운영난으로 생산을 중단했고 도내 연탄 공장은 삼척, 태백, 영월 등 단 3곳만 남았다. 전국적으로도 연탄공장은 2014년 46곳에서 올해 17곳으로 감소하며 폐업이 잇따랐다.
태백의 연탄공장 관계자는 “도계사업소, 장성사업소에서 비축탄을 들여오고 있지만 판매량은 줄고 수급도 불안정해 매출에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도내 공장이 문을 닫자 다른 지역에서 연탄을 공급받는 소매업체까지 생겼다.
춘천·화천 일대에 연탄을 배달하는 소매업자 박모(60)씨는 “충북 예천군에서 생산되는 연탄을 들여온다”며 “연탄 소비가 많아야 하는 겨울철인데도 주문량이 지난해보다 30% 줄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연탄의 시대가 저물면서 올해 6월 도계광업소 폐광으로 전국 공영탄광의 채굴이 모두 중단됐다. 이제 무연탄을 채굴하는 곳은 삼척의 민영 경동상덕광업소 한 곳 뿐이다. 그나마 공장들은 비축탄을 공급받아 생산을 이어가는 중이다.
원주연탄은행 관계자는 “연탄을 사용자들 대부분이 고령층이라 돌아가시면 지원 가구가 자연스럽게 줄고 있다”면서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고 서민의 연료였던 연탄이 이렇게 사라지는게 아쉽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