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보디아로 갔다가 범죄조직에 납치·감금·살해 당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일 오후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의 한 호텔 객실에서 50대 후반의 한국인 남성이 사망한 채 발견됐다.
21일 외교부에 따르면 현지 경찰이 우리 교민회장을 통해 대사관에 이를 알려왔고, 대사관은 우선 교민회장에게 현장 확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교민회장은 현장에서 사망자의 여권, 유서로 추정되는 메모, 휴대전화 등을 확인했다.
현지 경찰의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우리 당국은 이 남성의 경우 범죄단지와 관련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전해졌다.
외교부는 "대사관은 사망 사실을 전달받은 직후 영사를 현장에 급파했으며, 앞으로 유가족 통지와 장례 지원, 현지 당국의 신속한 조사 요청 등 영사조력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람회에 다녀오겠다"며 캄보디아로 출국했다가 범죄조직에 의해 피살된 한국인 대학생 박모(22)씨 유해가 21일 오전 국내로 송환했다.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장이 인천국제공항에서 박씨 유해를 인수한 뒤 유족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유족 의사를 고려해 유해 송환과 관련한 별도 인터뷰는 없다.
한국 경찰과 캄보디아 수사 당국은 전날 오전 프놈펜 중심가 센속에 있는 턱틀라 사원 내부에서 한국인 대학생 박씨 시신을 합동으로 부검했다.
한국 측에서는 경찰청 과학수사운영계장, 경북청 수사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의 3명, 법무부 국제형사과 검사 등 6명이 참여했다.
캄보디아 측에서도 현지 경찰 담당자, 의사 등 6명이 부검에 참여했다.
부검은 이날 오전 10시 35분(현지시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3시간가량 이뤄졌고, 오후 1시 40분께 화장 절차가 시작됐다.
박씨 사망이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에 대한 국내 여론을 촉발한 만큼 캄보디아 당국도 이례적으로 빠르게 유해 송환에 협조한 것으로 보인다.

박씨 시신은 지난 8월부터 2개월 넘게 이 사원 내 안치실에 보관돼 있었다.
박씨는 지난 7월 17일 가족에게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말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했고, 현지 범죄 단지인 이른바 '웬치'에 감금돼 고문당했다.
이어 한 달도 안 된 지난 8월 8일 깜폿주 보코산 일대 차량 안에서 살해된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이 박씨 시신을 발견할 당시 멍 자국과 상처 등 고문 흔적이 발견됐다. 다만 이날 공동 부검 결과 장기 등 시신 훼손은 없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정확한 사인은 향후 국내에서 예정된 조직검사 및 약·독물검사, 양국에서 진행 중인 수사 결과 등을 종합해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