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AI 저널리즘 리빙랩]창업 환승역, 강원을 떠나는 청년들 ①강원에서 창업하고 서울간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최근 4년간 창업지원 예산 186억 투입
- 5년차 생존율 33.5%, 전국 14위 ‘하위권’
- 후속 지원·네트워크 부재로 ‘창업 환승역’ 전락

강원일보는 창간 80주년을 맞아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과 함께 진행한 ‘AI 저널리즘 리빙랩’ 프로젝트를 통해 강원 청년 창업의 구조적 한계와 정책의 맹점, 그리고 대안을 진단하는기획 시리즈를 3회에 걸쳐 싣는다. 이를 통해 단순히 예산을 투입하는 것을 넘어, 지역 내 창업 생태계가 작동하지 않는 근본적 이유를 들여다본다.

강원도가 최근 4년간 청년 창업 활성화를 위해 186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했지만, 실질적인 창업 생존율은 전국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 지원이 곧 수도권 유출’로 이어지는 구조 속에, 강원도가 ‘창업 환승역’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통계청의 ‘2023년 기업생멸행정통계’에 따르면, 강원도 내 신생기업의 5년 차 생존율은 33.5%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4위에 그쳤다. 7년 차 생존율도 26.2%로 13위에 불과했다. 창업 후 수익이 정착되기 전인 3~7년 차, 이른바 ‘데스밸리(Death Valley)’라 불리는 시기를 넘기지 못한 기업이 대다수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도는 청년 창업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꾸준히 예산을 확대해 왔다. 2021년 25억원, 2022년 33억원, 2023년 67억원, 2024년 60억원 등 연차별로 증가세를 보였으며, 특히 올 4월에는 1차 추경에서 ‘창업’ 관련 세출 항목으로 전년 대비 약 3배 증가된 예산이 반영됐다. 이를 바탕으로 도는 ‘IP디딤돌 프로그램’, ‘G-스타트업 지원사업’ 등 아이디어 발굴 및 초기 창업 지원을 위한 사업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실질적 창업 생태계로 연결은 미지수다. 실제 도내에서 창업 교육 프로그램을 수료한 후 서울에서 IT기업을 공동 창업한 이서연(25) 대표는 “프로그램 우수 수료자로 선정됐음에도 프로그램 이후 강사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연결받거나 관련된 후속 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며 “프로그램 이후에는 창업 네트워크와 지원 모두 뚝 끊어지는 부분이 있어 교통과 주거 문제를 생각했을 때 도내에서 창업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전문가들은 신생기업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초기 창업 이후 창업가 네트워크 구축, 멘토링, 펀드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은광 강원대 산학협력단 교수는 “1~3년 차 기업에 주 1회 꾸준히 멘토링을 진행하며 기초체력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정이 필요하고 사업성이 있는 5~7년 차 기업들에는 펀드, 투자, 융자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 극복이 가능할 것”이라며 “특히 5~7년 차 기업에 대한 지원책이 있다면 타 시·도의 신생기업들을 유치하는 매력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지원기자·한림대미디어스쿨=박준혁, 왕혁비, 우천야, 허준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강원의 역사展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