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가뭄 피해 왜 강릉만]평년 보다 적은 강수량, 폭염, 지형 등이 가뭄 원인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악 가뭄으로 강릉지역에 재난사태가 선포된 가운데 1일 강릉 생활용수의 87%를 공급하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4.4%까지 떨어져 역대 최저치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1일 강릉시 성산면에서 시민들이 맨바닥을 드러낸 오봉저수지를 근심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강릉=권태명기자

극한 가뭄으로 강릉 오봉 저수지가 맨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유독 강릉만 극한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유는 평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강수량과 폭염, 지형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강릉시와 기상청 등에 따르면 올 1월부터 8월까지 강릉에는 404.2㎜의 비가 내렸다. 최근 6개월 강수량은 387.7㎜로 평년 855㎜의 절반도 안되는 45.3%에 그쳤다. 올 8월 한달간 강수량은 41.1㎜로 평년 264㎜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강릉의 가뭄은 지난 겨울부터 시작됐다. 강원지역 기상자료 데이터 분석결과 올 2월1일부터 24일까지 한달간 영동지역 평균 강수일수는 1.3일로 지난해 2월의 10분의1 수준에 그쳤다. 평년 (6일)과 비교해도 6분의1 수준에 머물렀다. 사실상 이 때부터 가뭄이 시작된 셈이다.

겨울부터 이어진 가뭄은 폭염이 더해지며 '돌발 가뭄'으로 현상으로 이어졌다.

강릉지역은 지난 6월19일 열대야가 처음 관측된 이후 9월2일까지 92일 중 43일간 열대야가 발생할 정도로 무더웠다. 올해는 특히 영서 지역에 비를 뿌리고 강릉에는 뜨거운 바람만 부는 푄 현상이 심화되며 비조차 제대로 내리지 않았다. 장기화된 가뭄과 40일이 넘는 폭염까지 더해지며 증발 손실까지 발생, 조금이라도 내린 비가 저장될 여유조차 없었다.

강릉 도심 내 큰 강이 없어 수자원 확보 자체가 불리한 지역 특성도 이번 가뭄을 심각하게 만든 원인으로 꼽힌다. 오봉저수지가 바다까지 직선거리로 15㎞ 밖에 되지 않는 등 물을 담아둘 그릇자체를 만들지 못할 정도로 공간이 부족하다. 강릉지역 생활용수 86.6%를 오봉저수지 하나에 의존하고 있지만 저수지 상류인 도마천과 왕산천의 물이 마르면 바닥을 드러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강릉지역 농민들은 "지난해 9월 이후 큰 비가 내린 날이 드물어 걱정이 많았다"며 "지금처럼 극한 가뭄이 이어지는 이상 기후가 일상적인 기후 현상이 돼 매년 가뭄이 반복될까 우려된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강릉시는 2023년부터 연곡 지하수저류댐 설치사업과 연곡 정수장 현대화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남대천 대형관정 개발과 남대천 지하저류댐 등을 통해 하루 9만톤의 용수를 확보할 계획"이라며 "국도비 확보 등 제도적 행정적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강원의 역사展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