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한미 정상회담 현장 리포트] 미국행 비행기서 또 기자간담회 연 李 대통령 "외교에 친중·혐중 없어···국익이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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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행 비행기서 순방 동행 취재진과 기내 간담회
1시간가량 한일 정상회담 결과 및 한미 정상회담 관련 질문
李 "외교 많이 어려워진게 객관적 사실... 더 나은 상황 만드는게 제가 할 일"
농축산물 시장 개방에는 "이미 합의된 사항에 일방적 변경 요구 쉽게 수용 안돼"
'친중' 이미지 지적엔 "한미일 경제협력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중국과 절연하고 살수 있나"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취임 후 처음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4일(현지시간) 공군1호기로 미국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해 기지를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방문 일정을 마치고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이재명 대통령을 따라 순방에 동행한 취재진도 분주히 움직였다.

지난 24일 오후 4시 30분(한국시간), 비교적 편안한 분위기속에서 이륙을 기다리던 기자들 앞에 이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인삿말'로 시작된 간담회는 '마지막으로 한 분만 더 하겠습니다'라는 강유정 대변인의 말이 이어지며 결국 한시간 가량 이어졌다.

전날 한일정상 회담을 마친 직후인데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상황인만큼 궁금한게 많은 취재진에게 이 대통령은 허심탄회하게 여러 대답을 내놨다.

최대 관심사는 역시 한미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여러 현안과 전망이었다. 일각에서 불거진 협상 난항 우려와 돌발상황에 어떻게 대비했느냐가 질문의 주를 이뤘다.

이 대통령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외교에 여유가 좀 있었던 것 같은데 외교 안보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며 "많이 어려워진 게 객관적이고 사실인데, 그런 어려움까지 이겨내고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키고, 더 나은 상황을 만드는게 제가 해야될 일이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협상에 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협상하는지, (저서인) 협상의 기술, 거래의 기술에 다 써놨더라"며 이에 대한 준비 역시 이뤄졌음을 드러냈다.

지난달 타결된 관세협상에서 제외된 농축산물 개방에 대해 미국 측 요구가 있다는 지적에는 "관세 협상 결과가 대한민국에 유리하게 이뤄진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미국 측 시각이 분명히 있고, 그래서 좀 바꾸자는 요구도 미국의 각 부처 단위로 있기도 하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그런 문제도 포함해 모두 논의된 것이고 이미 큰 합의를 이뤄 미국 대통령이 직접 발표했고, 한국과 미국 대통령이 상호 승인해서 그 내용들이 정해졌는데 일방적으로 바꾸자고 하는 것을 저희가 쉽게 '바꾸자니까 바꾸겠습니다'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사실상 농축산물 개방 불가 입장을 밝힌 것이다.

향후 이어질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에 대한 협의가 명확하게 정해질지 관심이 쏠린다.

전날 이뤄진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 큰 진전이 없었다는 지적과 함께 향후 이재명 정부가 어떻게 이를 해결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 중 일부, 일각에서 문제를 지적 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고, 지적 당할 것도 각오 했다"며 "과거사 문제나 영토 문제는 분명히 있고 시정해야 하는 사안이지만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해서 경제문제, 안보문제, 기술협력 문제, 기후사회 문제, 국민들 간에 교류 협력 문제를 다 팽개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금은 비록 적게 시작하지만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면, 배려가 깊어지면,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도 훨씬 더 전향적 조치가 가능하다. 그쪽도 동의한다. 조금만 더 시간 주시면 과거사 문제나 영토 문제 등에 있어서도 더 가시적인 더 나은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해 영접 나온 미국 측 애비 존스 부의전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이 갖고 있는 '친중' 이미지에 대해서는 "외교에서 친중, 혐중이 어디 있나. 국익에 도움이 되면 가깝게 지내는 것이고, 국익에 도움이 안 되면 멀리하는 것"이라며 "우리 외교의 기본은 한미동맹이고 자본주의 시장의 체제에 있기 때문에 이 가치와 질서, 시스템을 함께 하는 쪽과의 연합 협력이 당연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한미일 안보 경제 협력이 당연히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중국과 절연할 거냐, 절연하고 살 수 있느냐. 절연 안하는 걸 친중이라고 한다면 그런 의미의 친중이라면 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특정 몇몇 국가와만 외교해서는 살 수가 없는 나라"라고 했다.

구체적인 미국과의 협상 전략이나 전망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편이었다. 현재의 상황과 추구하는 협상 결과 등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가벼운 질문도 나왔다.

평소 체력 관리 비결을 묻는 질문에 "해보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든 게 사실이지만 정신적으로는 전혀 힘들지 않고 매우 즐겁다"며 "물론 현안 하나하나마다 스트레스도 엄청나고 가끔씩 이빨이 흔들리기도 하고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제가 그 중요한 일을 누가 맡았을 때보다 더 잘할 수 있고 또 잘하고 있다고 자부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는 즐겁기만 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체력은 열심히 숨쉬기 운동이라든지 숟가락 역기 운동 같은 것도 잘하고 있다"고 농담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13시간 가까이 비행 한 후 미국 현지시간 24일 오후2시(한국시간 25일 새벽4시)에 워싱턴DC에 도착해 재미동포 만찬간담회 등 방미 일정에 돌입했다. 다음 날인 25일 오전 11시(한국시간 26일 0시)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으며 정상회담 이후에는 양국 재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 연설 등의 일정을 차례로 소화한다.

또 순방 마지막 날인 26일(한국시간 27일)에는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로 이동해 한화오션이 인수한 필리조선소를 시찰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 이륙 뒤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 이륙 뒤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 이륙 뒤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 이륙 뒤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대통령 왼쪽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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