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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사상 첫 ‘가뭄 휴교’ 가능성…정부·교육당국 비상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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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환경부·산업부·농식품부·강원특별자치도·강릉시 등 모여 TF회의
교육당국 22일 강릉 모든 학교장 소집 … 필요시 화장실 제한·단축수업
전문가들 “댐·저수지 확충해야” …일각서 ‘도암댐 활용 필요’ 주장도 제기

◇강릉시 직원이 지난 20일 한 주택을 찾아 계량기 밸브를 잠그고 약해진 물줄기를 확인하고 있다. 강원일보DB

속보=강릉지역 가뭄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사상 첫 가뭄으로 인한 학교 단축수업 및 휴교(휴업)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교육 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도 범정부 차원의 총력 대응에 돌입했다. ▶관련기사 12면

■ 전례없는 가뭄 단축수업 검토=교육당국은 22일 강릉지역 모든 학교장과 행정실장을 긴급 소집해 비상회의를 연다. 제한급수 장기화에 대비해 △교육과정 탄력 운영 △급식 대체 △위생 관리 △대응 체계를 논의한다.

강릉의 주요 상수원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20.1%에 불과하다. 시는 저수율이 15% 이하로 떨어지면 계량기를 현행 50%에서 75%까지 잠그는 조치에 들어간다.

교육당국은 이 경우 학교 상하수도 사용에 큰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화장실 사용 제한을 검토하고, 각 교장이 단축수업·휴업일 지정, 겨울방학 연기 등을 자율 결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강릉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가뭄으로 단축수업이나 휴업을 논의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학습권 보장을 위해 수업 단축은 최대한 피하되, 불가피한 상황에 대비한 조치”라고 말했다.

■ 범정부·지자체 총력 대응=행정안전부는 21일 강릉시청에서 환경부·산업부·농식품부·강원특별자치도·강릉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한급수 확대와 대체용수 확보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강릉시는 인근 지자체와 협력해 대체 수원을 확보하고, 저수지 사수량 활용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행안부가 예산을 지원한 ‘남대천 용수개발사업’이 이달 말 일부 구간 완공되면, 남대천 하천수를 하루 1만톤씩 오봉저수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완공 시 하루 최대 2만톤의 추가 용수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오병권 행안부 자연재난실장은 “강릉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협력해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 반복되는 가뭄, ‘도암댐 활용’ 주장도=강릉은 최근 몇 년간 가뭄 위기를 반복해 왔다. 전문가들은 근본적 해결책으로 댐·저수지 확충을 꼽는다. 만성 물 부족도시였던 속초도 쌍천 지하댐 건설 후 안정적 물 공급 체계를 갖췄다. 전만식 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강릉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물 그릇’이 없는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강릉시는 연곡천 지하댐이 2027년 말 완공되면 하루 1만8,000톤의 물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남대천 지하저류댐 설치도 추진한다. 또 오봉저수지 준설, 노후 상수도 정비·현대화를 대책으로 내놨다. 일각에서는 도암댐 활용 주장도 제기된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시간과 비용을 고려할 때 기존 도암댐의 물을 정화해 농업·공업용수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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